ETF 폭발적 성장..운용사 시장 점유율 '지각변동'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 2021.12.08 04:34

[올해 증시 핫 키워드 'ETF시장']③


올해 주식시장의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는 'ETF(상장지수펀드)'시장의 무서운 성장세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은 위험이 높은 종목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믿을만한 ETF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자산운용사들은 ETF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1위 굳히기에 전력을 기울인다.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매섭게 삼성자산운용을 추격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테마형 ETF를 내세워 선두권을 위협한다.

내년에도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새로운 테마형 ETF를 놓고 선두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상장된 삼성자산운용 ETF는 127종목이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42.7%로 전년 동기(54.5%) 보다 11.8%포인트 떨어졌다. 순자산규모(AUM)는 전년 동기 대비 2조5215억원 늘어난 29조7326억원을 기록했다. 순자산규모가 증가한 반면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한 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이 50%를 하회한 것은 2017년 7월(48.7%) 이후 약 4년 만이다. 200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ETF 상품인 'KODEX200'을 상장시키며 20년간 시장 선두를 지켜왔지만 테마형 ETF와 최저 보수를 앞세운 운용사들의 도전에 공고했던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 틈을 타고 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운용)이 ETF 시장에서 몸집을 크게 부풀리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의 시장점유율은 34.9%로, 지난해 24.0%에서 10.9%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12조3412억원이 유입되며 순자산규모는 24조3147억원으로 급증했다. 세분화한 테마형 ETF의 흥행 성공과 해외지수 추종 상품의 호조가 점유율 상승의 비결로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보다 4년 늦은 2006년에야 ETF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상품은 총 133개로 삼성자산운용의 127개보다 많다.

KB자산운용은 테마형 ETF를 내세워 점유율 3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순자산규모는 전년보다 2조4710억원 증가해 5조원을 넘어섰다. 시장점유율도 1.8%포인트 늘었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올해 초 이현승 단독대표체제 전환 이후 ETF&AI본부를 신설하고 업계 최저 보수를 내세웠던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4위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시장점유율이 0.4%포인트 높아졌고 순자산규모는1조1659억원 늘었다.

뒤늦게 ETF시장에 뛰어든 NH-아문디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도 ETF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3년 전 ETF 대표 브랜드인 'HANARO'(하나로)를 선보인 NH-아문디자산운용은 특색 있는 테마형 상품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결과 ETF 시장에서 한화자산운용을 제치고 순자산 규모 5위로 올라섰다.

올해 신한자산운용은 2014년부터 7년간 사용해 온 ETF 브랜드명을 '스마트'에서 '쏠(SOL)'로 바꾸며 쇄신에 나섰다.

불안한 증시 상황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향후 ETF시장 경쟁은 더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운용사마다 ETF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며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고 하락장에서도 ETF는 시장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어 ETF시장의 흥행은 이어질 것"이라며 "ETF 점유율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의 실적 상승세도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을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고 다양한 테마형 ETF 출시로 시장선점 효과를 꾀하고 있다"며 "향후 비트코인이나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새로운 테마들의 ETF 출시로 운용사들 사이에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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