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솔제지, 인수 1년만에 '한솔이엠이' 매각 결정...왜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1.12.08 04:40
한솔제지가 자회사 한솔이엠이 매각에 나선다. 지난해 한솔홀딩스로부터 한솔이엠이를 인수한지 1년여만이다.

7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한솔이엠이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매각자문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매각가는 1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한솔이엠이는 한솔제지가 지분 100%(874만2216주)를 소유한 한솔그룹의 비상장 회사다. 2001년 한솔제지 공장 보전 및 엔지니어링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했다. 제지 플랜트 사업뿐 아니라 환경 에너지, 수처리 플랜트까지 EPC(설계·조달·시공)·유지보수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11월 한솔홀딩스로부터 한솔이엠이 지분 98.3%와 기타주주 지분 1.7% 등을 333억원에 취득했다. 한솔그룹은 한솔이엠이를 한솔제지 아래 두면서 한솔제지 공장 설비 유지와 보전 사업부문 경영효율화, 친환경 관리사업 진출 기회 확보 등을 꿰했다.

환경관리 사업으로 시너지가 가능하단 판단이었다. 한솔제지는 환경오염 저감, 재활용을 통한 자원 및 에너지 사용 효율화를 목표로 하는데 민간소각장 인수를 통해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을 소각하는 사업으로 한솔이엠이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한솔제지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드라이브를 건 상황에서도 한솔이엠이 매각에 나섰다. 회사 재무사정이 악화됐고 시너지 효과도 별로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솔이엠이는 지난해 연결 매출액 전년대비 12.6% 줄어든 1799억원, 영업손실 46억원, 당기순손실 6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외 플랜트 EPC 수주물량 감소로 타격을 받았다.

현재는 그나마 연간 기준 한솔제지에 대한 매출액이 400억~500억원 가량 발생하고 있어 계열관계를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사업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한솔이엠이 EBIT(이자 및 세전이익)/매출액은 -2.6%를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783.3%에 달한다.

한솔제지가 한솔이엠이 지분을 취득할 당시에도 불안정한 재무구조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신호용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한솔이엠이의 영업실적이 악화될 경우 한솔제지의 재무적 지원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신 연구원은 "한솔제지가 한솔이엠이 소각 및 폐수처리 플랜트 건설 기술과 운영능력을 바탕으로 민자 폐기물 처리사업에 진출 계획을 갖고 있지만 사업 진행을 위해선 정부 인허가가 필요하고 사업 초기 부지와 시설확보를 위한 대규모 자본 투입이 필요하단 점에서 일정 수준의 진입장벽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솔이엠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갈린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100% 구주로 파는 구조가 아니라 신주를 넣게 하는 복잡한 구조로 추측된다"며 "회사 재무구조가 안 좋은 상황이라 구조조정하듯 들어가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매각가는 100억원 미만인데 투입되는 돈으로 치면 200억원 정도 이상이 될 수도 있단 설명이다.

반면 한솔이엠이를 헐값에 사들여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란 평가도 나온다. 한솔이엠이는 다년간 제지 플랜트 유지보수 사업을 영위하면서 소각설비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한 상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회사 재무상태가 좋지 않지만 사업장 관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인수해서 키울 수 있는 좋은 회사"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최근 ESG 경영 기조가 확산하면서 폐기물 등 친환경 관련 매물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매각가 1조원까지 언급되는 EMK(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매각 절차가 진행중인 KG ETS 환경에너지사업부, 대경오앤티 등이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EMK는 SK에코플랜트가 눈독들이고 있고 내년 1월 본입찰을 앞둔 KG ETS는 에코비트와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 E&F PE, 현대엔지니어링 등의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이 4000억원 이상 거론되는 대경오앤티는 미래에셋벤처투자, IMM인베스트먼트, 유진PE 등이 숏리스트(적격 예비 인수후보)에 선정돼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법원장을 변호사로…조형기, 사체유기에도 '집행유예 감형' 비결
  4. 4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
  5. 5 "통장 사진 보내라 해서 보냈는데" 첫출근 전에 잘린 직원…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