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모시는 은행…"돈없는 1020은 옛말"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 2021.12.07 04:11
카카오뱅크 미니 가입자 수 추이/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

은행권이 'Z세대(1995년 이후 출생) 모시기'에 공을 들인다. 미래 고객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부의 대물림이 빨라지면서 일부 1020세대는 주요 고객으로도 주목 받는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일찍이 10대 청소년 전용 서비스를 내놓은 카카오뱅크는 1년 만에 100만명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카뱅 미니(mini)는 지난달 말 기준 109만명이 가입했다.

10대 청소년을 미래 고객으로 품으려는 카뱅의 전략은 통했다. 카뱅 미니는 만 14세~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데 미니 고객 중 입출금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연령(만 18세 이상)이 됐을 때 계좌를 개설한 비율은 90%에 달했다.

미니는 은행 계좌가 없어도 돈을 보관하고 이체할 수 있는 데다 현금 인출, 교통카드, 결제 기능 등을 갖춰 실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잦았다. 미니 고객은 주 1회 이상, 월 5~6회 이체 거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기준 미니 고객의 월 평균 방문 횟수는 21회로 카뱅 일반 고객(14회)보다 많았다.

카뱅 미니의 성공은 기존 대형은행을 자극할 만 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드와 함께 10대 청소년을 위한 선불카드 '신한밈(Meme)'을 내놔 출시 1개월 만에 10만 고객을 확보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Z세대 전용 플랫폼 '리브 넥스트(Next)'를 출시했다. 만 14~18세 청소년이 신분증 없이도 선불전자지급수단 '리브포켓'을 이용할 수 있다. 리브포켓은 국민은행 대신 CU편의점에서 충전하면 된다. 청소년에게 은행보다 편의점이 익숙한 사정을 고려했다.


국민은행은 앞으로 리브 넥스트에 은행 인프라를 비롯해 KB금융 상품, 콘텐츠를 연계할 방침이다. 10대 청소년을 미래 고객으로 자연스럽게 품기 위해서다.

주로 대학가에서 이뤄지던 고객 선점 경쟁이 이처럼 10대로 연령이 낮아진 것은 부의 대물림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돼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거래 연령이 낮아져 은행의 타깃도 어려진 것"이라며 "부모 세대가 10대에도 일찍이 자산을 물려주는 등 시대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20대 초반 고객 확보전도 여전히 치열하다. 주로 은행이 대학과 협업해 앱(애플리케이션)을 함께 만드는 식이다. 하나은행은 고려대와 통합앱 개발에 나섰다. 모바일학생증 사용, 학사 관리, 학교시설 예약 등을 하나의 앱에서 하면서 간편결제 기능도 담을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한양대, 숙명여대 등과 손 잡았다. 한양대에서는 통합 앱을 선보여 학사·금융 서비스를 한번에 이용하도록 했다. 미래형 점포로 주목받는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점포도 한양대에 특화한 콘셉트로 꾸몄다. 디지털 금융거래부터 비금융 컨설팅까지 가능하다. 숙명여대에는 메타버스 캠퍼스를 구현했다.

시중은행 또 다른 관계자는 "Z세대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당장 수익보다 마케팅 비용 등이 더 든다고 하더라도 선점효과가 커서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은행은 이미지를 젊게 가져가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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