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주공항 엘리베이터에는 '신기한' 물건이 등장했다. 바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홀로그램으로 만들어 접촉하지 않고도 누를 수 있게 한 것이다. 국내 IT벤처 마케톤의 제품으로 주목 받고있다. 양창준 마케톤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소프트웨어대전'에서 홀로그램 기술의 장점과 잠재력을 강조했다.
양 대표는 "고성능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 디지털 홀로그램 대신 홀로그램 액정과 센서,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한 '유사 홀로그램' 기술을 응용했다"며 "아날로그 엘리베이터 버튼을 홀로그램 화면으로 복사한 일종의 '디지털 트윈(물리적 환경을 '거울'처럼 복사한 가상 환경)'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체험해보니 최근 대형 건물에서 가끔 보이는 액정형 엘리베이터 버튼과 유사하다. 단 액정에 손이 닿기 전에 허공에서 버튼이 눌리고 누른층의 기계음이 들린다. '열림'·'닫힘' 버튼도 마찬가지다. 아날로그 버튼과 동일하게 눌려 있는 층 버튼을 다시 한 번 누르면 입력이 취소된다. 양 대표는 둥근 다이얼형 엘리베이터 버튼과 홀로그램 키오스크도 소개했다.
양 대표는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레이저 등을 이용해 공중에 화면을 띄우는 기능은 국내에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연구 중이지만 실생활에 적용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 시대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적용하려고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 필요없는 유사 홀로그램 방식으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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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실리콘밸리 보내다 창업…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에 아이디어━
양 대표도 그 중 하나였다. 스타트업 해외 진출 컨설팅 사업을 위해 20년 간 다니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를 나와 창업한 지 반 년이 채 되지 않았을 때다. 양 대표는 "코로나19로 해외 진출 컨설팅 사업이 주춤한 사이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엘리베이터처럼 매일 자주 이용하는 시설이 없다고 생각해서 빠르게 아이디어를 구현할 방법을 찾았다"고 회상했다.
KAIT에서 사업지원실장으로 국내 기술 업체들의 실리콘밸리 진출을 도왔던 경력이 도움이 됐다. 국내외 기술 동향에 밝았던 만큼 금새 유사 홀로그램이라는 대안을 찾았다. 태블릿PC 등 액정 위에 센서가 있는 특수 유리(홀로그램 플레이트)를 적정 각도로 올리면 공중에서 손가락 움직임을 감지해 액정을 누르는 방식이다. 빠르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고 이후 플레이트를 설치하는 최적의 각도를 연구해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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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병원 등에 기술 확산 목표…기술 국산화도 추진━
양 대표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처럼 앞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옮겨 올지 모른다"며 "그런 점에서 각종 감염병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인 공항과 병원 등에 집중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ETRI 등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연구 기관과 홀로그램 핵심 기술 국산화도 추진 중이다. 양 대표는 "홀로그램 버튼을 개발하면서 알아 보니 홀로그램 플레이트를 일본이 거의 독점 생산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홀로그램 플레이트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통해 납품 가격을 일반 아날로그 엘리베이터 버튼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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