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 죽였다던 전과 37범… 경찰과 8년 밀당하다 돌연 극단선택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1.12.03 09:00

'꼬꼬무'에서 재조명한 유령살인마 이두홍, 영화 '암수살인' 속 실제 인물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방송화면
유령살인마 이두홍(가명)의 암수살인이 허무한 결말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유령살인마 이두홍 사건을 돌아봤다.

김정수 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경찰은 2010년 9월1일 박경호 하사 모친의 유골을 발견하기 보름 전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이두홍이었다. 이두홍은 상해, 폭력, 절도, 사기,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등 전과 37범이었다.

이두홍은 "누구 부탁을 받고 까만 봉다리에 든 물건을 묻었다"고 말했고, 김형사는 토막시신을 추측하며 이두홍의 범죄를 직감했다. 이두홍은 제보의 대가로 300만원을 요구하며 "2003년도 대구 여자 신순임을 찾아봐라"고 말했다. 신순임은 2003년 실종된 박하사 모친이었다.

신순임 사건에서 모두 전 동거남을 의심했지만 통화기록이 없었다. 동거남은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알고 보니 그 동거남의 정체는 이두홍이었다. 7년 전 용의자가 제보자로 나타난 것.

이두홍은 김형사와 심리전을 펼쳤다. 김형사에게 혼자만 나오라며 뭔가 털어놓듯 굴다가 또 입을 닫았다. 그러던 중 부산 서부경찰서 경찰들이 들이닥쳐 이두홍을 신순임이 아닌 다른 여종업원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김형사와 심리전 중에도 살인을 저지른 것.

이두홍은 김형사를 감옥으로 찾아오게 해 2시간 동안 헛소리를 하다가 1분 정도만 사건 이야기를 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 그런 만남이 1년 10개월째 이어지던 중, 이두홍은 결국 신순임 살인을 자백했다.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방송화면
이두홍이 직접 적은 살인리스트인 자술서에는 총 11명이 적혀 있었다. 김형사는 형사과로 옮겨 본격적인 살인 수사를 진행했다. 조주연 형사와 팀을 이룬 김형사는 신순임, 여종업원 사건을 지우고 남은 9가지 사건 중에서 실명이 언급된 사건부터 파헤쳤다.

실명이 언급된 3개 사건은 거짓말이었고 남은 6개 사건 중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것은 '택시', '여성', '매장'이었다. 이두홍은 2004년에서 2006년까지 택시운전을 했다. 그는 과거 양복을 빼입고 유흥업소에 가 돈이 많다고 사기를 치고 여자를 만났고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이후 김형사는 피해자로 의심되는 여성을 포함한 여러 여자의 사진을 이두홍에게 가져갔다. 이에 이두홍은 영치품 위시리스트를 주며 '징역수발을 들면 단서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형사가 발길을 끊자 이두홍은 다시 편지를 보냈다. 김형사는 춥고 배고플 쯤 다시 찾아가 전략적으로 심문을 했고 쓸 만한 말이 나오면 사비로 5만원, 10만원씩 영치금을 넣어줬다.

이두홍이 김형사와 벌인 심리전은 무려 8년이나 지속됐다. 이두홍은 사체유기죄 공소시효가 끝나길 기다리며 시간을 끌었다.

이두홍은 2010년 여종업원 살인 혐의로 검거 후 징역 15년 형을 받았다. 신순임 사건에서 무죄를 받으면 2025년 자유의 몸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형사는 이두홍이 신순임 집 근처에서 중국음식을 주문한 기록을 찾았고, 재판부가 이두홍의 자백 등 정황 증거를 인정하면서 이두홍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형사와 조형사는 이두홍의 암수범죄를 더 밝히려 했으나 게임은 강제 종료됐다. 2018년 7월 이두홍이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이두홍은 죽는 순간까지 피해자나 유가족에게 사과의 말 한마디 없었다. 김형사와 조형사는 이두홍이 죽을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며 더 많은 암수범죄를 밝히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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