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그렇게 어려웠나...' 3G 만에 끝난 김사니 천하, IBK는 또 표류의 길로

스타뉴스 심혜진 기자 | 2021.12.03 04:17
김사니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사진=KOVO
사과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결말은 자진 사퇴로 이어졌다. 3경기 만에 김사니 천하가 끝이 났다. IBK기업은행은 다시 수렁 속에 빠지는 모양새다.

김사니 감독 대행은 2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도로공사전을 앞두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경기 전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배구인들과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게 생각하고 또 어느 정도는 제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 경기 잘 마치고 이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IBK기업은행 사태는 팀의 주장이자 주전 세터 조송화(28)가 서남원(54) 전 감독과의 갈등 이후 팀을 무단이탈하며 외부에 공개됐다. 이후 세터 코치였던 김사니 감독대행도 사직의사 표명 후 팀을 이탈했다가 구단의 요청으로 복귀했다. 문제는 구단의 행정이었다.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에 경질한 이후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에 앉혔다. 이 결정은 악수가 됐다. 사의를 표명했던 코치에게 감독대행 자리를 줬다는 비판이 일었고, 여기에 김사니 대행이 서 전 감독의 폭언까지 폭로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서 전 감독은 폭언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이사태가 커지자 배구계 관계자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자부 6개 팀 감독들은 악수 거부 의사를 표명했고,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

결국 비난 여론을 이기지 못한 김사니 감독 대행은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가 말했듯이 이렇게까지 불거질 일이 아니었다. 진정한 사과 한 마디면 논란은 이 정도로 커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지난달 23일 흥국생명전에 앞서 폭언을 폭로한 후 "나도 쌓아온 업적이 있다"면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자신의 무단이탈을 정당화해 비난을 샀다. 이어 27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는 폭언에 대해 진실공방이 일어나자 "지금은 시즌이고 더 이상 이런 부분을 말씀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며 한 발 물러서면서도 "제가 무슨 잘못이 없다고 말씀드릴 순 없다"며 애매모호함을 안기기도 했다. 어쨌거나 자신이 벌여놓은 일인데도 수습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후 배구인들의 성토가 이어졌고, 악수 거부까지 이어지자 그제서야 책임을 지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이미 늦었다. 김시나 감독 대행을 앉힌 IBK기업은행은 잘못된 행정의 역풍을 고스란히 맞아야 한다.

문제는 사태의 발단인 조송화에 대한 처분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오는 10일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가 열린다. 결과에 따라 조송화의 징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사니 감독대행까지 자진사퇴했다. 조송화 문제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새로운 수장까지 다시 뽑아야 한다. 새 신임 감독을 계획보다 이르게 선임할 지도 모른다. 여러모로 골치가 아픈 IBK기업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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