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등장에…백신제조사들 너도나도 '효능·속도' 자랑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 2021.11.30 15:10
워싱턴 백신 접종소/사진=뉴스1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백신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제약사들은 '오미크론'용 새 백신을 두세 달 안에 만들 수 있다고 공언하는 동시에 자사 백신과 치료제가 가장 효능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알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알약 치료제가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백신은 오미크론 예방효과가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오미크론을 겨냥한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고 했다.

불라 CEO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자사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돌연변이가 급증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며 "우리의 경구용 치료제가 이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매우 높은 수준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도 지난 26일 "새로운 변이에 맞춘 새 백신을 약 100일 이내에 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오엔테크는 "우리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알고 있으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조사를 즉시 시작했다"면서 "늦어도 2주 안에 실험실 테스트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더나도 오미크론에 특화된 부스터샷을 빠르게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새로운 후보 물질을 임상시험용 백신으로 만드는 데까지는 60∼90일이 걸린다"면서도 "기존 부스터샷의 투여 용량을 늘리는 방식, 다양한 변이를 한꺼번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CEO는 "처음부터 우리는 팬데믹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진화에 미리 대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며 "우리는 이 변이의 대응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신속한 개발을 예상하는 것은 mRNA 백신의 특징 때문이다. mRNA는 항원의 유전정보를 담은 염기서열만 갈아 끼워서 빠르게 변이용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다. 또 무세포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어 신속한 생산이 가능하다.


백신/사진=AFP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도 "오미크론에 대응한 새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실험과 제조 등에 수주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존슨앤드존슨(J&J)도 "오미크론에 대한 우리 백신의 효과를 이미 테스트하고 있다"며 "보츠와나 등 변이가 확인된 지역에서 이미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러시아도 오미크론 감염 예방 접종을 위해 자국산 '스푸트니크V' 백신 공급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리야연구소는 스푸트니크V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스푸트니크V(2회 분량)와 스푸트니크라이트(1회 분량)를 개발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RDIF 대표는 스푸트니크V 공식 트위터를 통해 "연구소는 스푸트니크V와 스푸트니크라이트가 다른 변이 감염 예방에 높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오미크론도 무력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변경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내년 2월 20일까지 오미크론 감염 예방을 위한 필요한 추가접종(부스터샷)에 수억 회분 규모 스푸트니크 백신 물량을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러시아 내 스푸트니크 백신 제조 공장 관리 미흡, 제조 능력, 부작용 등을 우려해 긴급 사용 승인을 위한 검토를 중단한 상태다. 스푸트니크 백신은 유럽연합(EU) 산하 유럽의약품청(EMA)·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받지 못했다.

다만 미국 연구기관이 오미크론에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안차 바라노바 미국 버지니아 조지메이슨대 시스템생물학 교수는 "스푸트니크V가 다른 백신과 비교해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에 더 나은 보호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라노바 교수는 러시아 출생이다.

오미크론은 지난달 아프리카 국가 보츠나와에서 처음 발견 후 이달 들어 남아공에서 확산하면서 각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홍콩, 이스라엘에 이어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를 델타의 2배 보유하고 있으며, 전염력이 5배 강할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기존 백신의 면역 체계를 회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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