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급락장 속 외국인 '올해 최대 순매수'…뭐 담았나 보니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 2021.12.01 04:40

11월 코스피가 4%가 넘는 급락 속에 2830선으로 밀린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최대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원/달러 환율이 1200선에 육박하는 달러 강세 속에서도 2조5000억원 넘게 사들인 것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5974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순매수는 지난 4월(3716억원), 9월(1조987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다.

이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7843억원, 1조2756억원 순매도했다. 이달 외국인은 동시에 코스닥 시장에서도 1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요즘 들어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달 초 1170원선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11월 마지막 날인 이날 1187.9원으로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 약세 상황에서 국내 주식의 매력이 높아진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순위를 살펴보면 대형 반도체 종목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가 1조13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8610억원)가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크래프톤(5959억원), 카카오(4292억원), 삼성SDI(3951억원) 순이었다.

그동안 부진했던 국내 반도체 업계의 반등을 기대하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오고 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낸 모건스탠리가 최근 자신의 주장을 뒤집은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가격이 약세지만 연구원들의 예상보다 4분기 가격은 덜 나쁜 편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에는 생산업체의 낮은 재고와 클라우드 서버 강세로 인해 다운 사이클이 짧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과 엔비디아 등의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미국 신규 반도체공장 투자 발표 소식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고 조만간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D램 메모리 반도체의 현물가격 상승은 일회성 요인이 아닌 추세적 상승"이라서 "현물가격 반등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하지만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 여파가 미친 이후로는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 26일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크래프톤, 하이브, 에코프로비엠, 카카오게임즈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기존과 달리 이번엔 게임, 엔터, 2차전지 등 주요 성장주가 상위권을 휩쓴 것이다. 델파 변이 확산 시기와 유사하게 금리 상승 우려가 완화되면서 오히려 성장주로 다시 관심이 쏠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이라는 변수가 단기적으로 금리 상단을 제약할 수 있는 만큼 금리 상승에 민감한 성장주가 가치주에 비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11월을 2980선에서 시작했던 코스피는 이날 2830선까지 밀리면서 4.4% 하락 마감했다. 11월 마지막 날 하루 만에 2.4% 이상 빠진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6월까지 8개월 연속 상승한 뒤 7월부터는 다시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미 그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지난해 말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12월 주식시장은 오미크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당분간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질 전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월 전망에서 "기존 백신의 효과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각국 봉쇄정책이 재차 강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다만 델타변이 사례에서 보듯 기존 백신의 효과가 있고, 치명률이 높지 않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기존 경기회복 경로로 빠르게 회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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