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한국...20년 뒤엔 인구가 경상수지 흑자 갉아먹는다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 2021.11.30 14:10
사진은 19일 서울의 한 대형 건설현장 모습/사진=뉴스1

고령화로 인해 우리나라 인구가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하는 정도가 올해 GDP(국내총생산) 대비 1.2%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오는 2038년에는 인구요인의 경상수지 흑자 기여도가 GDP 대비 0%를 기록한 뒤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요인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00년 이후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부터는 흑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2000~2011년중 연평균 1.5%에서 2012~2021년 중 5%대로 약 3.5%포인트(p) 상승했다.

이 보고서는 2012년 이후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가 장기 구조적 요인, 중기 거시경제 여건의 기여도 증가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2018년 이후에는 경상수지 흑자 대부분이 중장기 요인에 의해 설명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장기 구조적 요인으로는 고령화 등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꼽혔다. 일반적으로 중장년기에 주로 저축을 했다가 노년에 소비재원으로 활용하는 생애 주기를 감안할 때 중장년 비중이 높을수록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유·노년 비중이 높을수록 경상수지는 악화된다. 이는 국내에서 저축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소비가 줄고, 해외 수입도 덩달아 감소해서 경상수지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한은 측은 설명을 붙였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인구 구성을 보면 핵심저축인구(45-64세) 비중은 2015년부터 세계 평균을 상회하고 있어 경상수지 흑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노년 부양률의 경우 점차 상승세가 가팔라져 2026년경 세계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장래에는 경상수지 흑자 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기 거시경제 여건도 경상수지 흑자를 기조적으로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추정됐다. 이 보고서는 중기적 흐름에서 Δ순대외자산 플러스(+) 전환 ΔGVC 참여도 증가 Δ미래 성장기대 약화(투자 감소) 등이 경상수지 흑자 요인으로 가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10~20년의 중장기 시계에서 우리나라 경상수지의 기조적인 흐름을 전망했다. 인구구조와 재정수지의 경상수지 흑자 기여도는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인구구조의 흑자 기여도는 현재 정점 부근에 있다. 인구요인의 경상수지 흑자 기여도는 202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2%로 추정됐다. 이후에는 고령화 진전에 따른 핵심 저축 인구 비중 축소와 노년부양률 상승이 겹쳐 가계 저축률 하락을 야기하면서 흑자 기여도가 완만한 감소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오는 2038년에는 인구요인의 경상수지 흑자 기여도가 GDP 대비 0%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이후엔 기여도 마이너스 영역으로 들어서는데, 인구요인이 경상수지 흑자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뜻이다.

보고서는 또한 "향후 10~20년 정도의 장기 시계에서 보면 급속한 고령화, 사회보장지출 확대로 인해 현재 흑자의 주된 요인인 인구구조와 재정수지의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기여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순대외자산의 경우 일본, 독일 등과 마찬가지로 경상수지 흑자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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