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60달러면 수익?..조선사 해양플랜트 수주 재개 조건은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 2021.11.29 05:30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조선업 호황기 당시 복수의 해양플랜트들이 건조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올 들어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양플랜트 시장에 대한 조선업계의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단 유가 60달러선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격이 80달러대로 유지되면 수주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해양플랜트 설비 주문이 속속 재개되고 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3기)과 대우조선해양(2기)이 올해 총 5기의 해양플랜트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시추설비가 아닌 생산설비인 까닭에 수익이 크지 않지만, 업계 안팎에선 장기가 침체됐던 해양플랜트 사업이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내 조선업계는 2014년 이후 수년간 해양플랜트 수주 이력이 전무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복수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한게 2013년 이후 8년 만일 정도다. 수주 재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올해 유가가 해양플랜트 수익성이 담보되는 영역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해양플랜트는 지상에서 석유 등을 채굴하는 것보다 투입되는 금액이 커서 채산성이 낮다. 저유가엔 석유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국내 조선사들이 장기불황을 맞게 된 것도 저유가가 지속된 탓이다. 당시 조선업계는 고수익이 담보되는 해양플랜트 수주에 집중했는데,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해양플랜트 발주가 끊기게 됐다.

업계에선 주요 정유사들이 해양플랜트 수주를 고민하는 유가를 최소 80달러 이상으로 보고 있다. 채굴 기술력 고도화로 유가 50달러대 중후반이 손익분기점이며, 60달러대에서도 수익성이 확보되지만 이 정도 유가로는 사업의 불투명성이 해소되지 않아서다.

신동원 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과거엔 80달러만 되면 해양플랜트 주문 의뢰가 물밀 듯 밀려왔지만 저유가로 큰 손해를 입은 오일메이저들이 60~100달러대 유가가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중간치인 80달러대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조선사 관계자도 "해양플랜트 주문부터 인도까지 통상 3~4년이 소요된다"면서 "해양플랜트 관련 손실이 한 차례 휩쓴 이후 주문 시점의 유가보다 시추현장에 투입될 시점의 유가를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일메이저들이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가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초엔 산유국의 증산 경쟁과 코로나19에 따른 수요급감이 겹쳐 유례없는 '마이너스 유가'를 나타내다 하반기부터 석유제품 수요 회복이 이뤄지면서 고유가로 접어들었다. 올 8월 60달러대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부터 80달러 중반대를 유지했지만 최근 또 한차례 급락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엔 내년 1월분 서부텍사스원유(WTI)가 68.15달러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북해산 브랜트유는 73.45달러, 두바이유는 70.24달러였다. 단 하루 만에 10달러 안팎의 유가가 급락한 배경엔 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시장이 재차 위축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대거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산유국들의 해양플랜트 발주가 재개되고 있고, 위드코로나 기조에 따른 석유수요도 확대될 것"이라며 "석유 소비국의 비축유 방출 움직임에 맞서 산유국들이 석유 증산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고, 일부는 증설이 불가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 만큼 중장기적인 고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3~4년 이후 국제정세와 시장흐름을 읽어 오일메이저들이 해양플랜트에 도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앞선 손실로 오일메이저들의 전반이 위축된 상황서 1~2곳의 발주가 나온다면 예상 외로 시장회복이 빠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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