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中 빼고 대만 초청…중국 '발끈'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1.11.25 04:4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
미국이 내달 화상으로 개최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을 공식 초청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6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중국이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는 만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이번 회의에 참석할 경우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2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110개국 정부 명단을 공개했다. 한국, 영국, 일본 등 동맹국들이 초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에는 대만(Taiwan)이 포함됐다. 블룸버그는 "소수의 국가들만 대만을 주권자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미 행정부가 대만을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가국에 포함하는 것은 가장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문제는 중국이 가장 민감해 하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중국 측의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만 당국이 이른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미국의 초청을 받아 참석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만은 중국의 분리할 수 없는 영토"라고 말했다. 주펑리안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TAO) 대변인도 같은 날 "미국과 '중국의 대만 지역'의 어떠한 공식 교류도 반대한다"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사진=AFP
중국 측은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관련해 이미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지난 8월 대만 외교부가 바이든 행정부와 협조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과 대만의 선을 넘는 밀착은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대만으로 날아가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초 출범 이후 대만과 정치·경제적으로 밀착하며 중국과 대립해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에서부터 대만의 주미 대사 격인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를 초대했다. 1979년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한 지 42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의 유효성을 인정한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대만 해협에 걸쳐 현상을 변경하거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시도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미국 일부 인사들이 대만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정세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위험한 불장난을 하는 것이며,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도 명단에 들어갔다. 미국의 동맹이지만 권위주의·전제군주제인 사우디알아비아,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는 참가국 명단에서 제외됐다. 극우 성향이 강한 헝가리 정부는 유럽연합(EU) 내 국가 중 유일하게 이번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전 세계 민주주의 동맹국과 파트너를 규합해 권위주의에 맞서고 중국과 러시아의 세력 확장을 막겠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다. 이 회의에서는 △권위주의 대응 △부패 척결 △인권 존중 등 세 가지 주요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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