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비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경선 직후 '컨벤션 효과'를 이어가지 못하고 상승 추세가 꺾였다. 전통적 지지층에선 여전히 지지세가 견고한 편이지만 정권교체 여론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등 중도층 이탈 양상도 나타난다. 대선 후보 확정 이후 선대위 구성 줄다리기로 에너지 소모가 커지면서 대장동 특검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종합부동산세 등 중도층이 민감해하는 부동산 이슈가 우선 순위에서 멀어진 것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긴장감 강화와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확대 등 민주당의 노력과 윤석열 후보 측의 이완 및 선대위 구성 난항이 맞물린 결과"라며 "양측이 전열 정비를 마친 내달 부터 본격적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추세화된다면 야권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압력이 커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범야권 단일화에 대한 찬성 여론은 범여권의 이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간 단일화에 대한 찬성 여론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윤 후보 지지자들은 단일화에 대한 거부감이 이 후보 지지자들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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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지지층 결집 효과…윤석열, 전통적 지지층 견고━
2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여론조사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22일과 23일 양일간 전국 성인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주요 후보 간 5자 가상대결에서 윤석열 후보는 38.4%로 37.1%를 기록한 이재명 후보와 1.3%포인트(p) 차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5.5%,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는 1% 순이다. 그외 인물은 2.3%, 없다 7.9%, 모름/응답거절 4.8%이다.
2주 전 윤 후보는 41.7%에서 3.3%포인트 하락, 이 후보는 32.4%에서 4.7%포인트 각각 상승해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9.3%포인트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으로 좁혀졌다.
윤 후보는 20대와 60대 이상에서 앞섰고 이 후보는 30~50대에서 지지율이 높았다. 특히 백중세였던 30대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3%포인트에서 18.0%포인트로 커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격차가 줄었고 인천·경기에서는 이 후보의 우세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대폭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민주당 지지자 중 이 후보 지지율은 77.2%에서 82.2%로 5%포인트 껑충 뛰었다. 국민의힘 지지자의 윤 후보 지지율이 84%에서 85.2%에서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 후보로 결집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성향별 지지율 역시 진보 성향자 중 이 후보 지지율이 57%에서 65.6%로 8.6%포인트 상승했다 보수 성향자의 윤 후보 지지율 65.9%에 근접한 수치다. 중도 성향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 지지율은 각각 39.9%와 31.1%로 이는 2주 전에 비해 3.1%포인트 하락, 2.8%포인트 각각 상승한 것이다.
계속 지지할 것같다는 의향을 밝힌 응답도 이 후보 비율이 늘었다. 66.8%에서 72.6%로 4.1%포인트 늘었다. 윤 후보는 72.6%에서 73.9%로 소폭 증가했다. 이에 비해 안철수 후보는 20.9%에 그쳤고 심상정 후보도 25.9%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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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국민의힘·대통령 부정평가, 일제 하락━
정당 지지율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희비가 교차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9%포인트 상승한 33.2%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은 4.4%포인트 하락해 36.8%, 두 당의 지지율은 다시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국민의힘 대선경선 컨벤션 효과가 소멸한 데에 따른 현상이란 지적과 함께 최근 민주당이 선대위 쇄신을 통해 대장동 의혹 등 부정적 이슈를 털어내며 전열 정비에 나선 것이 당과 후보 지지율 동반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된다.
특히 이 후보는 기존 민주당 색깔 대신 '이재명의 민주당'을 내세워 정권교체 여론을 흡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 당선을 원한다는 견해가 56.6%에서 53.5%로 3.1%포인트 줄어든 데 비해 정권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 당선을 원한다는 견해는 30.9%에서 37.2%로 6.3%포인트로 증가폭이 컸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74.8% → 82.1%)와 진보 성향자(59.8% → 65.8%)에서 증가가 두드러진게 눈에 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50%대로 다시 내려왔다. 2주전 60.3%로 지난 9월 정기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4%포인트 하락해 56.3%로 나타났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8%포인트 오른 39.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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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 단일화 찬성> 범여권 단일화 찬성━
다만 범여권 지지자들이 이 후보와 심 후보의 단일화에 찬성하는 여론( 27.3%)에 비해 범야권 지지자들이 단일화에 보다 적극적(44.9%)인 것으로 조사됐다. 범야권 단일화 찬성자의 58.7%는 윤 후보를 선호하고 안 후보를 선호하는 여론은 22.0%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6313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1011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16%다. 유·무선 전화 인터뷰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무선 88.3%, 유선 11.7%다. 표본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및 유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했다. 올해 10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기준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방식으로 가중값을 산출 및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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