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참전율 높이는 보험사···실속은?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 2021.11.24 04:13
내년 1월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가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보험사들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은 고객과 자주 만날 일이 없고 계약기간도 긴 상품을 주로 취급한다. 은행이나 빅테크(IT대기업)보다 접근성에서 불리하다. 헬스케어(건강관리)와 맞춤형 자산관리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방침이지만 자칫 은행과 빅테크 간 경쟁에서 들러리 역할만 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 최근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받았다. 보험업계 전체로는 교보생명에 이어 두 번째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번 달에, 신한라이프가 지난 6월에 예비허가를 받았다. 메리츠화재는 예비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며 NH농협생명이 조만간 예비허가를 신청한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내부 검토 후 내년에 예비허가를 신청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카드, 보험, 증권사 등에 분산된 고객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맞춤형으로 하나의 앱(애플리케이션)에서 금융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은행과 카드사는 물론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 금융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대부분의 은행·카드사·주요 빅테크가 이미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보험사의 사업 허가 획득 추진이 경쟁 업권보다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가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뛰어든 것은 내년 초 시작되는 마이데이터의 성패가 향후 '디지털 금융' 시장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상대적 열세라고 해서 경쟁에 뛰어들지 않으면, 보험 영역 데이터는 그대로 경쟁업권에 노출시키고 비보험 고객 데이터는 확보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다. 보험사들이 그나마 경쟁력 있는 헬스케어와 개인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고객 확보 경쟁에 참전한 이유다.

다만 마이데이터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큰 틀의 사업 복안만 가지고 있을 뿐 손에 잡히는 서비스 계획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은행, 카드사, 빅테크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금융데이터를 긁어오는 '스크래핑' 방식으로 마이데이터에 준하는 서비스를 시각화해 고객들과 소통해 왔다.

출발선이 뒤처지면서 보험사가 자칫 은행·카드사·빅테크 마이데이터의 들러리 역할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사 관계자는 "결국 더 많은 비보험 고객 데이터 확보가 보험사 마이데이터 진출의 궁극적 목적"이라며 "내년 1월 마이데이터를 시작할 수 있는 곳도 사실상 1~2곳에 불과해 서비스 선점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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