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군사 반란을 통해 정국을 장악하고 계엄령을 선포한 전 전 대통령은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하는 등 대한민국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했다. 하지만 1980년대 '경제성장', '물가안정'을 동시에 이뤄내는 등 경제 성과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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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기간 매년 10% 이상 경제 성장률 기록...국보위 출신 김재익 발탁━
1981년 21.4%에 달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83년에는 3.4%까지 떨어졌다. 이 때 최저임금법 제정에 이은 최저임금위원회 설립,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을 통해 '중산층'이 대거 등장했다.
집권의 취약한 정통성을 경제 성장으로 돌리는 데 성공한 셈인데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많다. 전 전 대통령이 김 전 수석에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고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출신인 김 전 수석은 1980년 9월10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임명됐다. '안정화·자율화·개방화'라는 5공화국 경제의 기조가 이때 수립되면서 경제관료 중용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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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3저'(저달러·저유가·저금리) 호황 덕...정경유착·권력형 비리로 점철━
여기에 1986년대초 유가가 60% 가까이 급락하는 엄청난 운도 따랐다. 이 때문에 3저가 없었으면 전 전 대통령 스스로 "경제만큼은 잘했다"고 큰소리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오히려 정경유착을 통한 '공룡재벌' 탄생이라는 기형적 경제구조를 고착화시켰다는 비판이 많다. 전두환정권 시절 국제그룹(당시 재계서열 7위)과 삼호그룹(9위)은 정부의 각종 기금·후원 요청에 나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룹이 공중분해된 반면 삼성, 현대, 럭키금성(LG), 대우, 선경(SK) 등이 막대한 혜택을 받았다.
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최소 9500억원의 비자금을 축적했는데 이 중 기업에게 갈취한 금액만 7000억원대로 추정된다. 3저 등 글로벌 경제 호황 덕을 본 일부 긍정적인 지표도 각종 권력형 비리로 빛이 바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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