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수, 삼성 통해 경북대교수 소개받은 후 벌어진 일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1.11.21 11:02
'2021 애뉴얼 포럼'에 참석하는 교수진(왼쪽부터 김지훈 서울대 교수, 안지훈 고려대 교수, 이장식 포스텍 교수, 황성주 카이스트 교수, 박정원 서울대 교수)/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 9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되는 쾌거를 이룬 이동환 서울대 화학부 교수와 최철호 경북대 화학부 교수의 논문에는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가 있다. 분자합성분야 전문가인 이 교수는 가시광 전 영역에 걸쳐 빛을 내는 가장 작은 형광체 라이브러리(샘플의 수)를 합성으로 구현하려했지만 합성 물질의 발광 메커니즘 해석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심하던 이 교수는 2019년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애뉴얼포럼'에서 이론화학계 전문가인 최 교수의 발광메커니즘 발표를 듣고 무릎을 쳤다. 이 교수가 최 교수에게 연락해 공동연구가 시작됐다. 두 사람은 결국 알려진 분자 중 가장 크기가 작은 적색광 발광체를 합성으로 구현하고, 작은 분자가 긴 파장에서 빛을 낼 수 있는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규명해냈다.

삼성전자의 과학기술 육성 프로젝트가 빛을 발한 하나의 사례다. 삼성전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는 연구자들의 아이디어 교환 자리를 매해 마련해왔는데, 올해 '2021 애뉴얼포럼'은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된다고 21일 밝혔다.

애뉴얼포럼은 2014년부터 진행됐는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연구 지원 과제 중 1년 이상 진행된 과제 연구 책임자들이 연구 현황과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문제 해결 방법 등을 모색하는 자리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COVID-19) 상황을 감안해 온라인으로 진행돼왔다.

올해 '애뉴얼 포럼'에는 과학기술 연구진 485명이 참석해 총 69개 과제에 대한 연구 교류를 진행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리과학,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등 기초과학 연구 분야 20개 과제 171명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에너지환경, 배터리 등 소재 연구 분야 30개 과제 186명 △통신/모바일컴퓨팅, 컴퓨터비전, 로봇, 광학, 헬스케어 등 ICT 연구 분야 19개 과제 128명이 참석한다.

물리학 분야 발표자인 김지훈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은하 내의 구성요소들인 별, 가스, 블랙홀 사이의 상호 작용을 다중스케일 계산으로 모형화하고 이를 통해 초거대 블랙홀들이 어떻게 빠르게 성장했는지 규명하는 연구를 소개한다.

생명과학 분야 발표자인 안지훈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식물의 개화 유도 호르몬인 '플로리겐'이 온도 변화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고 이동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9월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연구 결과와 함께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반도체 분야 발표자인 이장식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V낸드'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전체와 채널층 소재를 차세대 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저온 공정기술과 소자 구현 공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실제 반도체 공정에 적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이슈에 대해 토의한다.

컴퓨터비전 분야 발표자인 황성주 카이스트 AI(인공지능)대학원 교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착용가능한 스마트기기), AR(가상현실)응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는 '인간 학습에 기반한 대규모 시각 인식 시스템'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또 박정원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다차원 실시간 액체 전자현미경을 통한 재료 유전학' 연구과제에 대해 발표한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과학 기술 육성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조 5000억 원을 출연해 시행하고 있는 연구 지원 공익 사업이다. 지금까지 총 706건의 연구과제에 9237억 원의 연구비가 지원됐고, 지원을 받은 연구진은 1만3800명이다.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기초과학, 소재, ICT 분야에서 지원할 과제를 선정하고 1년에 한 번 실시하는 '지정테마 과제 공모'를 통해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미래기술 분야를 지정해 해당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학술지에 2550건의 논문이 게재됐으며, 특히 사이언스(10건), 네이처(7건), 셀(1건)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소개된 논문도 420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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