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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500위권 슈퍼컴 7대로 증가…삼성전자 2대 신규 진입━
집계 결과 국내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는 삼성전자 산하 삼성종합기술원이 구축한 'SSC-21'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의 연구에 필요한 고성능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올해 슈퍼컴퓨터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SSC-21은 이론성능 31.8PF(페타플롭스), 실측성능 25.2PF로 세계 11위의 성능을 자랑한다. 1PF는 컴퓨터가 1초에 1000조번의 연산을 할 수 있는 성능을 말한다. 미국 HPE(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사가 만든 시스템으로 20만4160개의 코어를 갖고 있다. SSC-21의 별도 모듈인 'SSC-21 스케일러블 모듈(Scalable Module)'도 291위에 신규 진입했다. 역시 삼성종합기술원 소유로 2.6PF의 이론 성능과 2.3PF의 실측 성능을 나타낸다.
기존 보유한 국내 슈퍼컴퓨터는 전반적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올해 도입한 국내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였던 기상청 5호기 '마루'와 '구루'는 각각 27위, 28위로 지난 발표에 비해 4단계씩 순위가 하락했다. 기상청 4호기인 '누리'와 '미리'는 각각 251, 252위로 각각 42순위 떨어졌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한 국가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은 지난 순위보다 7단계 떨어진 38위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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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1위' 다툼, 중국 '자체 개발'할 때…韓은 수입에 의존━
하지만 근본적으로 자체 슈퍼컴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일본·중국 등이 일찌감치 고성능 슈퍼컴퓨팅 기술 개발에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슈퍼컴 기술이 고도화되면 공공과 기업에서 필요한 슈퍼컴을 조기에 구축할 수 있게된다 국내 슈퍼컴퓨터들은 공공·민간 모두 HPE, 레노버(Lenovo), 크레이(CRAY) 등 해외 제조사의 제품으로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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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화학 연구소 후가쿠 4연속 1위, 미국 설욕준비.. AI 연구에 슈퍼컴 필수적━
'부동의 1위'는 후지쯔(Fujitsu)사가 만든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보유 '후가쿠(Fugaku)'다. 일본은 1~10위권에 후가쿠 하나만 올렸지만 대신 2위와의 연산 성능 격차를 3배 가까이 벌려둬 지난 4번의 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론성능 537.2PF, 실측성능 442PF로 국내 1위인 삼성 SSC-21의 실측성능 기준 17.5배의 성능을 지닌다.
미국의 경우 1~10위권 슈퍼컴퓨터만 5대를 보유하고 있다. IBM이 제조한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 보유 '서밋(Summit)'이 2위(이론성능 200.8PF, 실측성능 148.6PF)를 비롯해 3·5·6위가 모두 미국 소유다. 10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S Azure)가 자체 개발한 '보야저(Voyager)-EUS2'도 새로 이름을 올렸다. 후가쿠를 능가하는 엑사급 슈퍼컴퓨터 도입도 앞두고 있다. 미국은 현재 오크리지국립연구소에 1.5EF 급 시스템 '프론티어'를 설치 중이다. 다음 조사에서 순위에 포함되면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1~10위권에 2대를 보유 중인 중국도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중국 국가병렬계산기공정기술연구센터(NRCPC)가 만든 '선웨이 타이후라이트'(4위)와 중국 국립 국방 기술 대학(NUDT)이 개발한 '티엔허-2A'(7위)가 그 결과물이다.
국내 IT 업계 한 관계자는 "행렬 연산이 필요한 인공지능(AI)이나 AI반도체 등의 연구가 활발하려면 고성능 컴퓨팅이 필수적"이라며 "국내에서는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려면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예산 문제 등으로 연구 기관들도 공공 기관이 퇴역한 기기를 인수 받아 도입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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