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김정은 총비서가 노동신문에 본인 명의로 올린 서한인 '3대혁명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려 사회주의의 전면적발전을 이룩하자'를 분석한 결과 해당 서한엔 '김일성' '김정일'이란 명칭 대신 '수령'이란 호칭만 2번 언급됐다. 선대 지도자의 이름을 넣지 않고 '수령들' 또는 '수령'이란 식으로 이름 대신 선대 지도자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모든 대회참가자들은 위대한 수령님들의 고귀한 혁명유산이며 사회주의건설의 강력한 추동력인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과 3대혁명소조운동을 새로운 높이에 올려세우기 위한 투쟁에서 선구자의 영예를 계속 빛내여나가야 합니다"하는 식이다.
반면 4차 대회에서 김 총비서는 서한을 통해 "강성국가건설을 위한 투쟁은 본질에 있어서 사상, 기술, 문화의 모든 분야를 김일성-김정일주의의 요구대로 개조해나가기 위한 투쟁"이라고 밝히는 등 곳곳에서 선대지도자들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비롯해 '김일성-김정일주의자'와 개별적으로 쓰인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지도자를 언급한 것을 모두 합치면 '김일성'과 '김정일'이 각각 7번, 10번 해당 서한에서 나왔다.
북한이 김 총비서 중심의 체제 결속을 위해 약 10년 간격으로 열던 행사 일정을 앞당긴 가운데 서한에서도선대지도자를 기존보다 덜 부각시키고 있음이 포착된 셈이다. 3대 혁명 대회는 1986년 11월 제1차 대회를 개최한 이래 1995년 11월 2차, 2006년 2월 3차 대회가 열렸다. 김정은 집권기를 기준으론 2015년 11월 열린 4차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행사다. 김 총비서는 평양에서 열린 이번 대회 서한을 통해 "오직 우리 힘으로 우리식 발전침로를 따라 굴함 없이 억세게 전진해 나가야 한다"며 대중 운동 확대를 주문했다.
북한 당국이 김 총비서 중심의 체제 결속을 위해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변화를 주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일례로 2021년 1월 열린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선 2016년 열렸던 7차 당대회 회의와 달리 김 총비서의 배후 벽면에서 김일성·김정일 사진이 자취를 감췄다. 김 총비서가 가장 최근 공식석상을 찾은 사례인 국방발전전람회(11일 개막) 행사 현장을 보면 '북한 국가'가 연주될 때 북한 매체의 화면에 포착된 지휘자는 김 총비서 얼굴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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