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 결제' 꼼수 막는 방통위 시행령에…업계 "실효성 의문"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 2021.11.17 17:20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화난사람들 최초롱 대표와 법무법인 정박 정종채 변호사 등 IT기업 변호인단이 2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 구글의 인앱 결제 수수료 30%부과 정책을 반대하는 신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공정위에 들어가고 있다. 2020.11.24/뉴스1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 애플 등 앱마켓의 '인앱(In-app) 결제'를 막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을 내놨지만 IT(정보기술) 업계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행령의 구체성이 떨어져 구글, 애플이 법망을 빠져나갈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17일 인앱결제 강제 금지 규제의 신설에 따라 세부 유형과 기준, 이용자 권익보호 의무, 실태조사 대상·방법, 자료 제출 명령 불이행 시 이행강제금 등의 내용이 담긴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마련했다.

시행령에는 직접적 방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우회·간접 방식까지 인앱결제 강제 행위를 막도록 규정됐다. 수수료·노출·검색·광고 또는 그밖에 경제적 이익 등으로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제한을 부과하는 행위 등이다.

앞서 구글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한국에서 인앱결제를 전면 허용하고 외부결제에 대한 수수료율을 4%p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할인 요율이 지나치게 낮아, 외부결제 실익을 없앤 사실상의 인앱 결제 강요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실상 외부결제 선택지의 의미를 없애 무력화 시키겠다는 의미"라며 "구글의 행위가 앱마켓 사업자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방지하자는 법 개정 취지에 합당한 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다만 업계에서는 이날 공개된 방통위 시행령에도 불구하고 구글과 애플의 꼼수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나치게 높은 외부 결제 수수료율'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어떤 행위가 차별적이거나 불합리한 행위인지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부결제를 허용한다고 해도 수수료율 자체가 높고 구글의 시스템을 거쳐가야 한다"며 "세부적인 사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 시행령이 좀 더 꼼곰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행령으로는 구글이 결제 데이터를 모으는 행위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앱마켓 사업자의 차별적·불합리 행위를 증명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구글이 26%라는 수수료율을 적용한 것이 어떤 피해를 미쳤는지에 대해서 각 개발사가 구체적으로 입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입법예고 기간 동안 방통위가 시행령을 보완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구글이 입맛에 맞지 않는 선택지를 줬다고 하더라도 적극적인 불이익으로 보긴 어렵다"며 "이런 식이라면 구글은 건건이 행정소송에 나서며 시행력을 무력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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