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살아야 현대차도 산다"…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일침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 2021.11.17 05:38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사진제공=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생산량이 늘지 않으면 향후 5년내 국내 완성차 업계는 위험해진다. 현대차·기아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5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쌍용차를 살리는 게 국내 완성차 업계를 살리는 길"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완성차 산업은 6차 밴드(협력업체)까지 있을 정도로 주변 연계 산업과 긴밀하게 연계돼있으면서도 많은 인력을 필요로하는 제조업이다. 완성차 업체 한 곳이 문을 닫는 순간 한 지역경제는 바로 무너지는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차를 '많이' 생산해야 산업이 유지된다. 그러나 2015년 이후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5년 455만5957대에서 지난해 350만6774대로 급감했고,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300만대 초반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15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에디슨모터스

강 회장이 쌍용차 회생이 단순히 한 회사를 살리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연 생산 4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소부장업체들이 버틴다"며 "그 역할은 오너가 없는 르노삼성, 한국GM은 어렵다. 오로지 쌍용차가 회생해 생산량을 늘려야만 우리 부품업체들이 산다"고 역설했다.

강 회장은 여느 완성차 업체 CEO(전문경영인)들과는 다른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방송 프로듀서로 시작해 방송 외주 제작사 대표와 산업 폐기물 처리와 신재생에너지기업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국내 전기버스 보급 1위 '에디슨모터스' 회장직을 맡고 있다.

강 회장은 폐기물 처리·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을 중국에 넘어갔던 전기차기업 한국화이바를 2016년에 인수했다. 세계 전기차 1위 테슬라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름도 '테슬라'보다 더 유명한 '에디슨'을 의도적으로 골랐다.



돈만 쏟아 붓는 게 아니다…에디슨모터스의 '기술력'으로 쌍용차 회생 가능


15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에디슨모터스

쌍용차는 3년 이내에 흑자전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예측이다. 쌍용그룹, 대우그룹 등 굴지 대기업 그룹들과 달리 단순히 '돈'만 쏟아붓는 게 아니라 에디슨모터스만의 '기술력·업력'이 있기 때문에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에디슨모터스는 1회 완충시 최대 475㎞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버스 '스마트 110E'를 생산하고 있다. 이 직행좌석 버스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배터리팩과 전자제어기술, 구동 모터 등 첨단 기술이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강 회장은 "쌍용차가 만든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주행거리가 307㎞"라며 "에디슨모터스가 개발한 3세대 스마트 BMS(배터리관리시스템)을 적용한 배터리팩 등을 탑재하면 1회 충전거리가 450~600㎞가 되는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체어맨·무쏘에 자사 전기차 플랫폼을 장착하면 500~800㎞를 주행하는 승용차를 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쌍용차 회생이 어렵다고 보는 채권단, 여론,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강하게 아쉬움을 토로했다. 강 회장은 "전기버스는 연간 10만㎞ 이상을 달려야해 2~3만㎞ 달리는 승용차에 들어가는 전기차 기술 수준이 완전히 다르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전기버스는 100만㎞까지 보증할 계획인데, 이는 테슬라도 못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강영권 "쌍용차, 정주영·이병철 같은 '오너 경영자' 필요"…내년 상반기 티볼리·렉스턴 전기차 출시


쌍용차 전기차 SUV J100

어려운 상황일수록 회사와 운명을 같이하는 '오너 경영'이 더욱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금까지 쌍용차는 당장의 숫자만 따지는 경영인 체제로 왔기 때문에 체질개선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쌍용차엔 고(故) 정주영 회장, 이병철 회장 같은 불가능을 몸으로 부딪혀가며 이겨내는 '오너 경영자'가 필요하다"며 "당장의 숫자만 보고 공장 부지를 판다거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려고 했다면 입찰보증금 155억원을 쓰면서 인수전에 달려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강 회장은 △내연기관차 연간 10만~25만대 △전기차 5만~20만대 등 쌍용차를 최대 연간 50만대를 생산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중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쌍용차' 대신 새 브랜드도 내놓는다. 쌍용차 이름에 담긴 파업·부도 등 부정적 이미지를 이어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후 2022년 상반기 티볼리와 렉스턴의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고 하반기에 3~5종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생산 기지로 현재 폐쇄된 쌍용차 평택공장 2라인을 활용할 예정이다.

그는 "쌍용차 인수 후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며 "기술력을 통해서 쌍용차의 악순환을 끊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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