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재활용 배터리" 노스볼트 가세에 달아오르는 폐배터리 시장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1.11.16 05:50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도전장을 내놨다. 유럽 친환경 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수입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뿐 아니라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5일 CNBC에 따르면 노스볼트는 최근 폐배터리에서 양극재 소재인 니켈, 망간, 코발트 100%를 재활용해 배터리셀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제품은 스웨덴 베스테로스에 위치한 '노스볼트랩스'에서 만들어졌지만 노스볼트는 향후 정식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짓고 연간 12만5000톤 규모의 배터리 원료를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약 30GWh(기가와트시) 용량분이다. 노스볼트는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2022년 1분기부터 짓기 시작해 2023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2030년까지 전체 생산 배터리셀의 50%를 재활용 원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노스볼트는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로서 아직까지 대규모 양산 경험이 없다. 이르면 올 연말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폭스바겐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는 등 향후 유럽을 대표하는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대규모 생산 경험이 없는 노스볼트가 폐배터리 재활용 계획을 대대적으로 밝힌 데 대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 시장이 점차 성장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지만 아직은 그 규모가 작기 때문에 대규모 새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시설에서 10% 가량 발생하는 폐기물을 통해 재활용 기술과 경험을 쌓게 된다"며 "대규모 양산을 제대로 시작도 안한 노스볼트가 이같은 계획부터 내놨다는 것은 의외의 지점"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올해 1.2GWh 규모에서 2030년 136GWh로 11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2030년 181억달러(약 21조3000억원)규모에 달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K-배터리는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발빠르게 뛰어드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핵심 광물을 순도 높은 방법으로 분리·추출할 수 있는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갖췄다는 점이 장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기술을 2019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2022년에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시험공장을 가동, 2024~2025년에는 연 6만톤을 처리할 수 있는 상업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을 하는 SK온 분할 이후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을 필두로 미래 기술을 개발·사업화하는 데 집중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지난 5월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 리-사이클과 손잡고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코발트, 니켈, 리튬, 흑연, 구리, 망간 알루미늄 등 다양한 배터리 원재료를 재활용할 수 있으며 재활용 원재료 중 95%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도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원소재 원가 절감과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리사이클링 전문업체와 국내 사업장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해외 사업장으로도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유럽의 친환경 정책에 더해 최근의 '요소대란' 사태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봤다.

유럽연합 의회에 따르면 2030년부터 배터리에 사용되는 코발트는 12%, 리튬은 4%, 니켈은 4%씩 반드시 재활용 원료를 써야만 한다. 이 비중은 2035년에는 코발트 20%, 리튬 10%, 니켈 12%로 높아진다.

또 최근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정책에서 나타났듯 중국 의존도가 높은 원재료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입되는 수산화리튬 82%, 망간 99%, 흑연 88% 등이 중국산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요소수 사태로 인해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력이 경쟁력이 되는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스볼트 측의 계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엠마 네렌하임 노스볼트 최고환경책임자는 CNBC에 "폐배터리 재활용 과정이 확립되면 새 배터리셀 생산 과정에서 (원가 절감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공급원 확보를 위해 원자재 시장에 대한 의존도도 낮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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