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크리스에프앤씨의 3분기 매출액은 848억원으로 전년비 3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2억원으로 전년비 123.3% 뛰며 두 배 이상 늘었다. 의류 평균판매단가가 높아지는 4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연말까지 매출 증대가 이어지며 4분기 매출액은 12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크리스에프앤씨는 1988년 설립돼 2018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한 골프웨어 전문업체다. 브랜드 합산 기준으로 국내 골프웨어 시장에서 매출액 1위를 달리고 있다.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1999년 핑(PING)을 시작으로 파리게이츠(PEARLY GATES), 마스터바니 에디션(MASTER BUNNY EDITION)과 세인트 앤드류스(St Andrews)를 전개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로 팬텀(FANTOM)이 있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골프가 2030 MZ세대(18세~34세)에게 해외여행을 대체할 취미생활로 부상하자 골프웨어 업계는 유례없는 대호황을 맞았다. 특히 패션에 관심 많은 2030세대가 대거 골프에 입문해 골프를 '럭셔리 스포츠'로 인식하면서 럭셔리한 고가 브랜드와 디자인에 차별화된 강점을 가진 골프웨어가 2030 골린이 수혜를 고스란히 받게 됐다.
크리스에프앤씨는 2030 고객을 겨냥한 골프웨어 브랜드 파리게이츠를 일찍부터 국내 시장에 들여왔다. 2011년 일본 파리게이츠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2030 고객을 겨냥한 패션 중심의 골프웨어 브랜드 파리게이츠를 론칭한 것이다. 이어 2017년에는 파리게이츠의 편집숍 브랜드 중 하나였던 마스터바니 에디션을 별도의 '럭셔리 골프웨어'로 새롭게 출시했다. 2018년에는 스코틀랜드 최고급 골프웨어 세인트 앤드류스를 론칭하면서 2030 MZ세대의 취향에 부합하는 젊은 감각의 럭셔리 골프웨어 군단을 구축했다.
골프 호황과 함께 골프웨어 시장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까스텔바작 등 중저가 골프웨어는 소비자의 외면을 받으며 매출이 오히려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고 타이틀리스트 같은 하이엔드 골프웨어는 매출이 급증했던 것이다. 골프에 갓 입문한 2030 세대가 중저가 브랜드를 마다하고 고가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택하면서 럭셔리 브랜드로 무장한 크리스에프앤씨는 골프 호황의 수혜를 온전히 누리게 됐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대표 브랜드 파리게이츠는 올해 연말까지 1300억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해 300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한 마스터바니에디션도 올해 매출이 두 배로 껑충 뛸 전망이다. 매장을 빠르게 확대 중인 세인트 앤드류스도 럭셔리 골프웨어를 선호하는 2030 수요에 힙입어 매 분기 100% 넘는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병화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크리스에프앤씨는 고가 브랜드의 판매채널 확장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골프산업 성장에 대한 수혜가 계속될 것"이라며 "위드코로나와 해외여행 재개 후에도 골프웨어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온라인 자사몰 확대로 매출 성장과 더불어 원가 구조 개선이 이뤄지겠다"고 전망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골프 호황을 발판 삼아 골프장 및 골프용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8월 에스씨인베스트 지분 60%를 취득하면서 골프장 사업에 발을 디뎠고 올해 7월에는 미국 프리미엄 골프용품 브랜드 VESSEL과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골프용품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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