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 멈춰달라" 글 공유한 이재명, 지지율 돌파구는 '이대남'?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21.11.11 05:40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1.10/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연일 '페미니즘'과 남성 '역차별'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열세인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이대남(20대 남성)'에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한번 함께 읽어 보시지요"라며 한 글의 링크를 공유했다.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에 올라온 '홍카단(홍준표 지지자)이 이재명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글쓴이 A는 이 글을 통해 이 후보에게 "민주당에서 페미니즘은 감히 입 밖으로 꺼내선 안 되는 볼드모트(소설 '해리포터'의 악역) 같은 존재"라며 "이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춰달라. 2030대 표의 주인이 이재명이 안 될 이유가 없지 않냐고 생각해달라. 우리 표 가져가 보시라"고 요청했다.

이어 "물어보고 싶다. 대체 언제부터 페미니즘이 '성평등'이었나. 어느 나라에서 어느 시대에 단 한 순간이라도 페미니즘과 성평등이 동의어였던 적이 있나"라며 "이 혐오세력이 대체 언제부터 성평등을 기치로 내세웠나"고 강조했다.

A씨는 "여성실업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실업의 문제다. 여성취업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취업의 문제다. 여성주거, 여성주택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주택의 문제다. 여성자살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자살의 문제다. 여성의 유리천장이 아니라 청년층의 유리천장"이라며 "남자면 유리천장 없이 임원까지 그냥 쭉쭉 올라가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청년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악화시킨 이 사태의 책임 주체인 대통령은 페미니즘이라는 방패 뒤로 숨어 그 책임을 '남성'에게로 전가해버렸다. 그 방패에 맞고 튕겨나온 파편으로 남녀는 지금 편이 갈려서 죽어라 싸우고 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도 무책임하게 외면하고 있을 뿐"이라고 적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해당 글을 공유한 이유에 대해 "2030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정치인이 단 한 명도 없는 것 같다는 청년들의 절규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청년의 삶을 개선하는 '첫 번째 머슴'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 "2030 세대의 정치, 정치인 불신에 깊이 공감했다. 지금껏 2030 세대가 겪어온 많은 정치인이 이미지 개선이나 득표율 등 소위 '단물만 빨아먹고' 청년 세대를 내팽개쳐왔기 때문"이라며 "하도 오래 속아와서 믿지 못하는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다. 그렇다면 저 사람이 약속을 지킬 것인지 아닌지, 그 사람의 과거를 보고 판단해 주시면 좋겠다"고 썼다.


이 후보는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2030대 남성'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지난 8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후 참석자들에게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페미니즘 정책으로 남성을 역차별했다"는 취지의 글을 공유했다.

지난 9일 페이스북에는"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며 "차제에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조정을 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10%p(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밀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여론조사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이달 8일과 9일 양일간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응답률 18.3%)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는 32.4%의 지지율로 윤 후보(41.7%)에 밀렸다. 이번 조사는 전화 인터뷰(무선 88.1%, 유선 11.8)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2030대 남성'으로부터 만들어 내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실제 2030대 남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인물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홍 의원이 윤석열 후보와의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2030대 남성들의 표심이 특정한 후보에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중이다.
[원주=뉴시스] 김경목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남국 의원. 2021.09.12.
이 후보는 지난 9일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을 후보자 직속 '청년플랫폼' 위원에 임명하며 '이대남'을 향한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와 인터뷰에서 홍준표 의원을 향해 "실례되는 발언일 수 있는데, 홍카콜라 굉장히 귀여우시기도 하고 또 재미있으시기도 하다"고 했다. 홍 의원의 별명인 '홍카콜라'를 거론하며 친밀감을 드러낸 것이다.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는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어려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에 방점이 있는 후보다. '한다면 한다'라는 실행력과 돌파력을 가지고 있는 후보"라며 "그런 부분을 20대, 30대 청년들이 많이 공감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재명 후보 측의 움직임에 대해 "홍준표 의원 지지표를 주워먹으려고 안티페미니즘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게 사실 별 효과가 없다"며 "안티페미니즘으로 뭉쳐 있는 그런 사람들은 2030 중에서도 특정한 그룹, 일부, 소수"라고 지적했다. 김남국 의원에 대해서는 '조국 수호'에 앞장섰던 과거를 언급하며 "미스 캐스팅"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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