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금리 때문에…美증시 달리는데 코스피 뒷걸음질, 언제 쫓아가나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 2021.11.10 05:01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2021. 9. 1 /사진=임동욱 특파원 /사진=임동욱

미국 증시가 8일 연속 상승마감하며 연일 역사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같은기간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했다. 유사한 흐름을 보였던 양국 증시가 탈동조화(디커플링)하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특히 '중국'과 '금리' 이슈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17포인트(0.09%) 오른 4701.70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4.27포인트(0.29%) 오른 3만6432.22에, 나스닥 지수는 10.77포인트(0.07%) 오른 1만5982.3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다. S&P 500 지수는 최초로 4700선을 넘었다.

지난 5일 밤 미 하원이 낙후된 물적 인프라 개선을 위해 1조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인프라 예산법안을 처리했다. 천문학적 예산 지출이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달 초 4307.54였던 S&P 500 지수는 최근 8거래일 연속 상승마감하는 등 1개월여 만에 9.15% 급등했다. 반면 국내 증시까지는 훈풍이 닿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3068.82에서 2960.2로 3.52% 하락했다.

디커플링의 원인으로는 중국의 경제둔화, 금리인상, 교역환경 악화,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 우려 등이 꼽힌다. 시장에선 디커플링 현상이 단기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글로벌 공급병목현상 완화가 기대되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격차가 점차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동길·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디커플링은 한국 주식시장만의 문제라기보다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된 움직임"이라며 "원인은 통화정책 정상화, 제조업 생산 차질, 중국 경제 지표 둔화다"라고 밝혔다.

세계 주요국 주식시장 수익률을 보면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 간 차이가 뚜렷하다. 선진국 주식시장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6.2%, 4.3%다. 반면 신흥국 주식시장 수익률은 같은 기간 각각 0.6%, -2.2%에 그쳤다. 신흥국 내에서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아시아 주식시장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는 소비재 중심 기업 비중이 높은 미국 증시와 달리 제조업 비중이 높다.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중국 경기 둔화 우려는, 경제구조상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 투자심리 약화로 이어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경기민감업종(시클리컬),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공급망 차질과 관련된 업종 비중이 S&P에선 28.8%, 코스피에서는 58.9%다. 국내 증시에 끼친 타격이 더 크다는 뜻이다. 상품 가격 강세와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국내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 중국발 리스크 등도 한미 증시 간 디커플링 이유로 꼽힌다. 신흥국중 한국 주식시장이 최근 더 부진한 원인을 채권 금리 상승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어느덧 2%를 돌파했다. 2018년 이후 최고치다. 빠른 속도의 채권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 할인율 뿐만 아니라 자산 매력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채권 수익률 대비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국내 채권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 상대 매력을 저하시켰다. 이는 개인 자금 유입 둔화와 주가 상승세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개인 자금 유입 속도 둔화로 이어졌다. 실제로 개인 예탁금 증가 속도와 순매수 강도가 둔화됐다. 외국인 자금 유출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변동성이 과거보다 커진 원인이다.

증권가는 디커플링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중국 경기가 회복되고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돼야 한다고 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3월 중국의 양회 종료 이후 헝다사태와 전력난 등 경제에 마이너스(-)가 됐던 부분들이 점차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중간재를 공급하는 한국도 양회 이후 중국의 회복과 맞물려 함께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올겨울 유럽지역의 강추위 전망이 나오는데, 천연가스 재고 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라 다시한번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겨울을 넘기고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되는 것이 디커플링 완화의 선결 조건"이라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은 "연말로 갈수록 공급난이 완화되고 쇼핑시즌에 소비회복 기대감도 부각될 것"이라며 "이때가 되면 IT·자동차 중심으로 업황이 회복되고 디커플링도 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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