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 외교'에 진심인 文대통령, 모든 대륙 정상 만났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21.11.07 14:31

[the300][유럽순방 리뷰]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에서 열린 G20 공식 환영식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2021.10.30.

"한마디로 '국제질서의 소비자' 입장에서 '국제질서의 생산자'로 바뀐 대한민국의 현실을 목격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7박9일간 지구 반바귀를 돌며 다녀온 유럽 순방과 관련, 청와대가 그동안 문 대통령이 중시한 '다자외교'의 성과라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해외순방을 통해 대통령은 5번의 시차 변경을 겪었고 지구 반 바퀴가 넘는 2만3000km를 30시간에 걸쳐 비행하면서, 무려 33회의 공식일정을 소화했다"며 이같이 적었다.

박 수석은 특히 "주요 연설과 발표가 8회, 16회의 정상급 회동과 조우를 제외하더라도 10회의 면담과 정상회담을 소화한 광폭 강행군 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 2021.10.29. *재판매 및 DB 금지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해 다음날 바티칸 교황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했고, 29~30일 로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공급망 회의'에 참석해 경제외교를 펼쳤다.

11월1~2일엔 영국 글래스고를 방문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행사를 챙기며 기후외교를 했다. 이후 헝가리로 넘어가 3~4일 이틀간 국빈 방문을 하며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과 다자외교를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아시아·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등 모든 대륙의 정상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대화를 나눴다. 예방과 면담·회담은 총 10회(교황, 교황청 국무원장, EU, 프랑스, 호주, 독일, 헝가리 대통령과 총리,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였고, 회동 또는 조우는 모두 16회(미국, 독일, 영국 왕세손 부부, 파나마, 슬로베니아, 코스타리카, 루마니아, 카타르, 스위스, 미국, 스웨덴, 태국, 가나, 베트남, 캐나다, 콜롬비아)에 달했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G20 정상회의를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급망 회복력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2021.11.01.
박 수석은 "대통령의 이런 일정은 어찌 보면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이고, 다음 대통령은 아마도 더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와 비교해도 불과 5년 만에 대한민국 대통령을 초청하거나 다자회의 계기에 정상회담을 요청하는 나라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 G7이나 이번 순방시만해도 약 30여 개국 정도가 줄을 서있는 정도이니 대통령의 순방일정은 바늘 꽂을 틈도 없을 만큼 촘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내내 '다자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G20 국가 정상들과 코로나19를 비롯해 기후위기, 경제협력을 이틀간 논의하면서 G20 국가들의 협력을 당부한데 이어 '공급망 회의'에서도 "공정한 무역질서의 복원이 시급하다"며 많은 나라들의 공조를 제안했다.
[글래스고=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 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의장국 프로그램 행동과 연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02.
문 대통령은 COP26에서도 참여국 120여개 나라 정상들에게 선진국이 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선진국과 개도국간 간극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한국이 할 수 있다며 수소경제와 탄소중립 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의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헝가리에서 진행한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 등 '비세그라드 그룹'(V4) 총리들과 '제2차 한-V4 정상회의'를 하며 경제 협력을 다졌다. 문 대통령은 "V4는 우리나라의 EU 내 최대 투자처이고 2대 교역국이다"며 "EU의 연평균 성장률이 1.7%인데 이들 V4 국가의 성장률은 3.6%나 되는 고도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부다페스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바르케르트 바자르 기자회견장에서 한-비세그라드(V4, 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그룹 정상회의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 문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에두아르트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2021.11.04.
이처럼 문 대통령은 이번 다자외교를 통해 개도국에서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의 글로벌 선도국가 위상을 십분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건, 경제, 기후변화 등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한 선진국과 개도국이 참여한 정상급 논의의 장이었는데 우리나라가 가교 역할을 맡아서 했다는거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마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G20 정상회의와 COP 26에서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굳건한 지지도 확인했다. 높아진 국격만큼 국민의 삶의 질도 높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이번 정상회의들은 코로나19 전환점에서 공동의 위기 극복을 위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공조와 팬데믹 위기 극복 및 더 나은 재건을 위한 국제 공조 필요성의 확인이 필요한 자리였다"며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다자외교를 통한 '경제외교', '기후외교', '평화외교' 등 3대 외교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단독] 4대 과기원 학생연구원·포닥 300여명 일자리 증발
  4. 4 중국 주긴 아깝다…"통일을 왜 해, 세금 더 내기 싫다"던 20대의 시선
  5. 5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