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수업 들을래요"...위드코로나에도 캠퍼스 낭만은 '아직'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김지현 기자, 박수현 기자, 오진영 기자, 홍효진 기자 | 2021.11.02 14:32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회복하는 '위드코로나'가 시작됐지만 2일 오전 11시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는 대면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연세대는 지난달 25일부터 일부 수업에 한해 대면 강의를 허용했다./사진=김성진 기자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조금씩 회복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가 지난 1일 시작됐지만 대학 캠퍼스에 낭만이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학에서 대면 강의를 허용해도 교수의 재량에 따라 온라인 강의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고, 대면 강의를 열어도 온라인 강의와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2학기의 대부분이 지나간 상태라 지방에 거주하며 비대면 수업을 듣는 학생들 상당수는 갑자기 거처를 구하기 어려운 문제 때문에 비대면강의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측에서는 학기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 학생의 주거 문제와 코로나19 방역을 고려하면 남은 학기를 대면수업으로 전면 전환하는 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면 강의 들으러 오신 분"...모래 속 바늘 찾기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회복하는 '위드코로나'가 시작됐지만 2일 오전 11시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는 대면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연세대는 지난달 25일부터 일부 수업에 한해 대면 강의를 허용했다./사진=김성진 기자

연세대는 지난달 25일부터 수강 인원이 30명 이하인 소형 강의들 위주로 대면 강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면 강의가 필수는 아니다. 연세대 관계자는 "대면 강의를 열지는 교수들이 결정하기 때문에 실제 대면 강의가 열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 캠퍼스에서 대면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쯤 캠퍼스 일대에서 20여분 동안 10명을 만났지만 졸업생 2명과 대학원생 3명, 휴학생 1명 등 전부 대면 강의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피아노학과에 재학 중인 김모씨(22)도 "듣는 강의 모두 대면 강의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30여분 캠퍼스를 돌아다닌 후에야 이날 오후 3시 공과대학에서 열리는 대면 강의를 들으러 온 사회복지학과 김명준씨(24)를 만났다. 김씨는 "학생들마다 사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대면 강의가 열려도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이 많다"며 "나는 등록금을 낸 만큼 학교 시설을 100% 누리고 싶고, 사는 곳도 가까워서 캠퍼스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회복하는 '위드코로나'가 시작됐지만 2일 오전 11시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는 대면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연세대는 지난달 25일부터 일부 수업에 한해 대면 강의를 허용했다./사진=김성진 기자
대부분의 대학이 연세대처럼 대면 강의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운영한다. 서울대도 지난달 18일부터 교수와 학생 의사에 따라 자율적으로 대면 전환 여부를 선택하게 했다. 이화여대와 서강대도 이론 교과목 수업의 경우 대면 강의를 허용한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다 보니 사실상 대면 수업의 참여율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면강의가 사실상 열리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중앙대는 이달 8일부터 수강인원이 15명 미만인 강의에만 대면 강의를 허용한다. 대면강의를 열 수 있는 수업은 5과목에 불과한 상황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중간고사가 이미 끝난 시점에 학사 일정을 갑자기 바꾸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은 캠퍼스의 낭만이 돌아오기는 아직 멀어 아쉽다는 반응이다. 대면 수업을 들으러 온 김씨(연세대 사회복지학과)는 "처음에는 몸이 편해서 온라인 수업이 좋았는데 이제는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전모씨(22·연세대 피아노학과)도 "대면 수업에서 사람들과 만나 추억을 쌓고 싶은데 아쉽다"고 말했다.


종강까지 단 '두달'...대학 "주거 문제 등 전면 대면강의 전환은 어려워"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는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지난 1일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고려대학교 캠퍼스 주변에서 대학생들이 모여서 걷고 있다./사진=뉴스1
이처럼 서울의 대학들은 일부 수업에만 대면 강의를 허용하지만 지방에서는 이미 전면 대면 수업 전환을 결정한 대학들이 있다. 대구시에 위치한 계명대는 지난달 27일부터 전면 대면 수업에 들어갔다.

서울의 대학들이 지방대처럼 전면 대면 수업을 열지 못하는 이유로는 지방에 사는 학생들의 주거 문제가 거론된다. 연세대 관계자는 "지방에 사는 학생들이 남은 학기 대면 수업을 들으려 주변에 자취방을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관계자도 "학생들이 한 학기 계획을 다 짰을텐데 갑자기 대면 수업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매서운 점도 관건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아직 지켜보는 중"이라며 "방역 지침 때문에 대면 강의 확대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교육 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남은 2학기 기간과 올 겨울 계절학기 동안 대면 활동을 전반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소규모 수업과 실험·실습·실기 수업은 대면 강의를 원칙으로 운영하고, 그 외 수업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되도록 대면 강의로 운영하라고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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