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비건 스타트업'에 몰리는 이유..."가치소비로 탄소중립"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21.11.01 15:48
왼쪽부터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 안현석 위미트 대표, 문동진 더브레드블루 대표, 심연정 와이제이에스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휘선 기자 hwijpg@

"부산물을 활용하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죠. 그게 다가 아닙니다. 밀가루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탄소배출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비행기, 선박, 자동차를 움직이는 에너지(탄소)가 필요하죠. 재활용은 쓰레기 감소 뿐 아니라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고 운반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유명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국내 푸드업사이클 산업을 개척하고 있는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가 '환경과 사회에 선순환을 만드는 식품기업'이라는 기업 비전을 밝히며 한 말이다.

최근 창업하는 MZ세대들은 이 같이 기업의 미션으로 동물보호 등 사회문제와 환경문제 해소를 꼽는다. G20 정상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가운데 '세계 비건의 날(World Vegan Day)'을 맞은 1일 동물보호와 환경보호를 기업의 미션으로 내건 '비건 스타트업'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세계 비건의 날'은 매년 11월1일로, 1994년 비건 소사이어티의 루이즈 월리스가 제정했다. 비건은 채소·과일·해초 등의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농업과 축산업은 탄소를 배출하는 대표적인 산업군이지만 식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탄소를 줄이기 어려운 산업군이기도 하다. 하지만 비건제품이라면 동물보호와 함께 탄소배출량을 좀더 줄일 수 있기에 비건음식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많다.

고기라면 사족을 못썼던 안현석 위미트 대표가 돌연 채식주의자가 된 건 미국 유학시절 마트와 식당에서 경험한 비건코너와 비건옵션을 접하면서다. 안 대표는 대체육으로 만든 임파서블버거 패티를 먹어보고 '언빌리버블(믿을 수 없는 일)'을 수차례 외쳤단다. 그 때 그 느낌 그대로 새송이버섯을 재료로 한 치킨(상품명 '위미트 프라이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안 대표는 "기후변화 등 환경의 변화가 육계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달걀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면서 "계란 파동에서 보듯 대체육 개발은 이제 필수"라고 강조했다.

통밀식빵, 통밀발효종빵 등 맛있는 비건 빵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 더브레드블루도 비건식품의 다양화와 대중화를 위해 원재료 개발과 비건문화 캠페인에 힘쓰는 비건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문동진 더브레드블루 대표는 "동물과 환경보호를 위해 비건문화를 알리고 있다"면서 "빵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가져오는 고객에게는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비닐포장 등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먹거리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매일 쓰는 샴푸를 비건제품으로 선보인 스타트업도 있다. 20대에 원형탈모를 겪은 심연정 와이제이에스 대표는 환경보호에 적극적이다. 100% 자연분해될 뿐 아니라 플라스틱과 물을 사용하지 않는 천연고체 샴푸를 개발했다. 심연정 와이제이에스 대표는 "전세계가 기존 샴푸 대신 고체샴푸볼을 사용한다면 240억개의 플라스틱 샴푸통을 만들지 않아도 되고 버려지지도 않는다"면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제품 개발로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말했다.

비건 스타트업들이 내놓은 제품들은 기존 제품들에 비해서는 비싸다. 하지만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 동물보호와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들이 비건 스타트업들을 지지하면서 주 고객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2세션에서 "한국은 탄소중립에 발을 맞추겠다"며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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