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로마 시내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면담은 시종 밝은 분위기에서 덕담을 나누면서 진행됐다"며 이같은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방문 때 교황님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 주시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노력을 축복해 주셨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교황은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항상 기도하고 있다.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평화를 위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꺼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천주교계가 한국 사회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며 "나는 한국인들을 늘 내 마음속에 담고 다닌다. 한국인들에 특별한 인사를 전해 달라"고 했다.
교황은 또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님이라는 큰 선물을 한국에서 주셔서 감사하다. 코로나 격리로 인해 만남을 함께하지는 못했는데, 대통령님께 애정을 담은 인사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신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께서 맡은 직무를 잘 수행해 나가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과 면담 후 교황청 국무원장과의 면담도 가졌다.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교황청은 북한 주민의 어려움에 대해 언제든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리는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의 십자가 136개는 1953년 휴전 후 서로 떨어져 살아온 남과 북의 68년을 더한 것으로, 두 개의 68년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취지와 제작과정을 담은 USB도 함께 전달했다.
교황은 문 대통령을 위해 교황청 공방에서 제작한 수세기 전 성 베드로 광장의 모습을 담은 기념패와 코로나로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도를 한 사진과 기도문이 담긴 책자를 선물했다.
이에 김정숙 여사는 "텅 빈 광장에서 기도하시는 모습이 가슴아팠다"고 하자, 교황은 "역설적으로 그때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 광장이 꽉 찬 적이 없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수행원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9년'이 라틴어로 새겨진 황동기념메달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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