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아프리카는 거대한 기회의 땅"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 2021.11.01 07:00
여운기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이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제공=한·아프리카재단
광활한 대자연을 품은 아름다운 땅. 그러나 그 뒤에는 식민지 지배와 노예 무역의 역사, 가난과 기아, 내전, 질병의 아픔이 있는 땅. 우리가 아는 아프리카의 모습은 대략 이렇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단 몇 개의 특징으로 대륙 전체를 정의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으로 그 크기가 동서로 7400km, 남북으로 8500km에 이르며, 지구 육지 면적의 20%를 차지한다. 54개 국가가 있는 아프리카 대륙은 그만큼 다양한 특성과 복잡성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아프리카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여전히 멀고 낯선 아프리카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아프리카야말로 기회의 땅이라고 말한다.

머니투데이는 여운기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 주목해야 할 아프리카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재단에서는 아프리카 청년포럼, 청소년 캠프, 모의 아프리카 연합(AU) 총회 등 청년 대상 활동을 많이 해 왔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아프리카는 젊은 대륙이다. 전체 인구 13억 명 중 70%가 30세 이하다. 아직은 아프리카가 개발이 안됐지만 젊은 인구들이 성장했을 때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청년 인구를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 혁신도 일어나고 있다. 우리 청년들이 아프리카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놓으면 미래에 아프리카에서 한국의 위상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중국이 오랜 시간 아프리카에 공을 들여왔다. 중국은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어떻게 강화하고 있나?
▶중국은 일찌감치 아프리카에 눈을 돌려 자원을 많이 투입했다. 1991년 이후 약 30년간 중국 외교부장의 첫 순방지가 아프리카라는 점은 중국이 얼마나 아프리카 대륙에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사업으로 인해 아프리카 내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건설과 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도 집중했다. 미국의 세계적 건설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s)에 따르면 2019년 중국 기업들은 아프리카 건설 시장의 외국 기업 수익 중 60%를 가져갔다. 자원 개발과 관련해서도 독점권을 가지는 곳이 생기면서 국제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아프리카 내에서 부정적 인식은 없나?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는'비대칭적 관계'다.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최대 채권국으로 2006~2017년 사이 아프리카에 빌려준 상업 대출이 아프리카 전체 부채의 20%를 차지한다. 중국 기업들이 현지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노동력과 자재를 모두 자국인과 자국산으로 채우는 것도 문제다. 아프리카 현지에 돌아가는 이익이 거의 없고 기술 전수도 극히 미미하다. 이 외에도 무허가 채굴 등 불법적 활동을 자행해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에서 반중 시위가 일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중국과 손을 잡는 까닭은 중국이 상대 국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맞춤 외교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맞춤 외교와 자본의 물량 공세로 아프리카 시장에서 중국의 입지는 점점 확고해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어떠한가?
▶아프리카가 한국을 보는 시각은 유럽 등 서구권 국가들을 보는 것과 다르다. 지리적인 거리도 멀지만 우리가 (식민 지배를 한) 제국의 경험이 있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은 위협적인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단기간 고속 성장을 달성한 우리나라의 경제 개발 경험 공유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우리나라의 경험을 배우고 싶어 한다.
아프리카에도 BTS 등 한류 열풍이 분다. 문화·예술적인 부분을 잘 활용하면 한 차원 높은 대아프리카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 생각한다.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아프리카에서도 한국 아이돌의 공연이 열리길 기대한다.

-우리 기업들이 아프리카에서 어떤 기회를 찾을 수 있나?
▶아프리카에서는 은행 가는 일도 쉽지 않을 정도로 금융 산업의 기존 인프라가 열악하다 보니 핀테크가 상당히 발전했다. 스마트뱅킹 중 일부 서비스는 우리보다 더 앞선 것도 있다.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핀테크 쪽으로 공략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 모바일 분야에서 기회가 있는 만큼 온라인 쇼핑과 배달 서비스도 유망하다. 물론 아프리카 진출 때는 현지 사정에 밝은 신뢰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필수다. 사전 조사도 철저히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오프라인,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개념이 필요 없다. 아프리카도 다른 시장들과 동일하게 봐야 한다. 뒤떨어진 문명처럼 취급하면 안 된다. 그러면 기회가 없다. 동등한 환경이라 보고 접근할 때 기회가 창출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재단에서는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인가?
▶아프리카와의 관계 강화에 있어 영향력 있는 정재계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아프리카에 근무한 경험을 살려 여러 인물과 친분을 두텁게 하는데 더 집중할 계획이다. (정부기관의 공식적인 외교 활동 외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친분을 쌓아놓으면 대아프리카 관계를 더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코로나로 출장에 제약이 있었는데, 내년부터는 활동 범위를 넓혀 아프리카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