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증권을 하나로, 은행 '슈퍼앱' 지원…'기울어진 운동장' 편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1.10.28 17:56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은행업계 간담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1.10.27/뉴스1
금융당국이 은행과 빅테크 간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차원에서 은행·보험·증권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할 수 있는 '슈퍼앱' 도입을 지원한다. 부수업무도 늘려 은행앱에서 음식배달도 가능한 시대를 열 계획이다. 투자자문도 전 상품으로 확대해 은행이 '종합재산관리자'로 탈바꿈할 수 있게 돕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업계 간담회에서 "금융혁신 과정에서 정부는 금융권과 빅테크 간 불합리한 규제차익이 발생하지 않는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요 시중은행장과 유관 기관 대표가 참여했다.

고 위원장은 "빅테크들이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분야에 진출하면서 금융산업의 경쟁구도도 변화했다"며 "은행업의 미래와 경쟁력 확보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디지털 전환 △비즈니스 모델 혁신 △공정한 경쟁을 제시했다.

특히 금융그룹이 하나의 슈퍼 앱(Super App)을 통해 은행·보험·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은행'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유니버설 은행은 은행, 금융투자업, 보험 등 금융업 간의 구분을 없애고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의 편의를 높이는 개념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망분리 합리화와 금융·비금융 정보공유 활성화를 검토하고, 은행의 디지털 신사업투자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금융환경에서 핵심자산인 데이터를 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비금융 간 정보공유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 종합재산관리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신탁업 제도를 개선하고, 부동산에 제한돼 있던 투자자문업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고 위원장은 "은행의 투자자문업을 전 상품으로 확대해 다양한 투자자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은행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질 수 있도록 은행의 겸영·부수업무를 적극 확대한다. 고 위원장은 "플랫폼 사업 등에 대해 사업의 운영성과와 은행업의 환경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은행의 부수업무를 합리적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플랫폼 사업으로 신한은행은 음식배달 서비스, 국민은행은 알뜰폰 서비스 등을 하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 쿠팡 등이 하는 플랫폼 사업을 은행이 할 수 있도록 해 규제차익을 없애고, 디지털 혁신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위원장은 "빅테크 계열 금융회사들이 상장과 함께 은행지주사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고, 저금리 상황에서 더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은행권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절박하게 느낄 것"이라며 "금융산업의 근간인 은행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도 함께 고민하고, 변화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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