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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SK C&C 등 '원격지 근무' 시도…"개발자 인력 유출 막아라"━
IT서비스 업계에서는 업계 1위인 삼성SDS가 오프사이트 근무(원격지 근무)를 시도한다는 데 주목한다. '개발자의 무덤' 등이라는 자조까지 나오는 IT서비스 업계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라는 것이다.
그동안 고객사에 파견되는 IT서비스 개발자들은 고객사 사옥의 자투리 공간에 '더부살이'하며 시스템 점검·운영 등의 업무를 해 왔다. 이른바 '갑'(甲)인 고객사로부터 사실상 감시를 받아 가며 일하는 환경이었다. 최근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아예 재택근무를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IT서비스 업계를 떠나는 이들까지 생겨났고, 우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사이트 근무 관행부터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않았다.
실제로 이미 IT서비스·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들 중에는 비슷한 형태로 사이트 근무 관행을 타파하려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 공간 확보 등에 추가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우수한 기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ERP(전사적자원관리) 기업 더존비즈온은 아예 2019년 서울 을지로 사옥을 매입하면서 원격지 근무를 시도했다. 더존비즈온은 아예 고객사 담당자들이 들어와 회의 등 업무를 할 공간과 임직원과 고객사 파견자들이 쉴 때 이용할 수 있는 복지 공간까지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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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클라우드 전환 등 인식 전환 계기━
코로나19 국면이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고객사들도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이고, 방역문제로 자사 근무 현장에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외부인'인 IT서비스 개발자들을 불러모을 필요성이 이전보다 약해진 것이다.
고객사가 자체 보유한 서버 대신 IT서비스사들 소유의 데이터센터 등을 이용하는 클라우드 환경을 활용하게 된 것도 큰 변화다.
IT 업계에서는 원격지 근무 확산을 위한 남은 과제로 고객사 설득을 꼽는다. IT서비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들여 원격지 근무를 위한 개발자 수용 공간을 마련해둬도 여전히 '관행'에 얽매여 있는 고객사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IT서비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IT서비스 회사가 소속된 대기업 그룹내 관계사들의 경우 아직도 '자기 회사로 들어오라'는 요구하는 문화가 남아있다"며 "원격지 근무가 발주처 입장에서도 비용 등을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을 설득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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