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에 환호하던 넷플릭스, 이젠 '콘텐츠 리스크'에 몸살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1.10.28 20:00

3분기 기준 유료가입자 2억1300만명
콘텐츠 가이드라인 재정비 요구 커져

최근 넷플릭스가 성소수자 혐오 표현 논란이 불거진 자사 프로그램 방영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세계 2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거대 기업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제작할 때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세계에서 흥행한 '오징어게임'의 탄생 배경으로 꼽혔던 넷플릭스의 자유로운 제작 환경, 느슨한 콘텐츠 가이드라인이 반대로 '리스크'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 직원이 파업에 나선 이유


넷플릭스 직원들이 트렌스 젠더 차별 발언에 반대하며 파업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AP/뉴스1
IT전문매체 더 버지는 27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콘텐츠를 두고 내부적으로 충돌하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별 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던 내부 가이드라인과 콘텐츠 검토 매커니즘이 불충분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된 프로그램은 지난 5일 공개된 '더 클로저'다. '더 클로저' 진행자인 코미디언 데이브 셔펠은 자신을 '터프(TERF·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급진 페미니스트)'라고 지칭하며 "성별이 정해져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발언했다. 자신의 결정으로 성별을 바꿀 수 있다는 트랜스젠더의 신념과 행동 자체를 부인한 것이다.

이에 넷플릭스 직원 약 30명은 지난 20일 일일 파업과 시위에 나섰다. '더 클로저' 방영 전 해당 프로그램을 공개해서는 안된다며 회사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방영 이후 성소수자 인권단체들도 넷플릭스가 혐오 콘텐츠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비판했다.



콘텐츠 논란 구독자 이탈로 이어져


이처럼 넷플릭스의 콘텐츠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넷플릭스는 프랑스 영화 '큐티스'의 판권을 사들였는데, 이를 홍보하기 위해 자체 제작한 포스터가 미성년 소녀를 성적 대상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버지는 "넷플릭스가 판권을 다 가져오기 때문에 영화사나 감독은 영화가 어떻게 홍보될지 일반적으로 알지 못한다"면서 "감독의 의도와 달리 포스터가 제작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2017년부터 넷플릭스가 제작한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일부 장면이 청소년 자살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넷플릭스가 뒤늦게 영상을 수정한 적도 있다.

콘텐츠에 대한 논란은 직접적인 구독자 이탈로 이어졌다. '큐티스'가 공개된 지난해 9월 직후 넷플릭스 구독 취소 건수는 전년동기대비 하루 평균보다 8배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내부에서도 넷플릭스가 콘텐츠 심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넷플릭스 직원은 더버지에 "우리는 단지 콘텐츠를 전달하는 통로일뿐 아니라, 직접 콘텐츠를 제작도 하는 미디어 기업"이라면서 "우리를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의 내용에도 당연히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세계 가입자 수를 대거 확보하며 점점 영향력이 커지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내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넷플릭스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전체 유료 가입자는 2억1300만명이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자유로운 제작 환경이 큰 장점이긴 하지만,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은 만큼 논란이 커질 위험도 안고 가는 것"이라면서 "전세계에 가입자가 늘면 늘수록 그에 대한 심의나 콘텐츠 영향력에 대한 책임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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