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되면 논술·면접 못 봐…"나 때문에 고3 딸 확진, 평생 죄인됐다"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 2021.10.28 18:50
지난 2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2022학년도 자연계열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이 학교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수시 준비하는 고3이 놀러 다니다가 코로나 걸리는 것도 아니고 운 없으면 걸리는 건데, 그것 때문에 대학 못 간다고 생각하면 너무 억울합니다."(수험생 최모씨)

다음달 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직후 대학별고사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가운데 수험생들이 코로나19(COVID-19) 확진으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11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인해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수험생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당할 수 있다는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교육부의 '대학별전형 방역관리 안내 3판'에 따르면, 대학별전형을 대면으로 진행하는 경우 코로나19 확진자는 학내에서 전형 응시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확진자에게 응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생활치료센터·병원 등 응시자가 치료 중인 장소에 대학 직원이 직접 방문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에 따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한 대부분 대학들은 확진자에게 면접, 논술, 실기 등 대학별전형에 대한 응시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시험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경우,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가격리자의 응시 기회까지 제한하는 학교도 적지 않다. '대학별전형 방역관리 안내 3판'에 따르면 격리자는 관할 보건소·지자체 외출허가 하에 대학 내 격리자 전용 고사장에서 응시할 수 있지만, 중앙대 무용전공 등 일부 학과는 자가격리자의 실기 응시가 불가능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확진자의 대학별전형 응시가 어려워지면서 수험생들은 불만스럽다는 반응이다. 수능처럼 확진자에게 응시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씨는 "수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대학별고사는 수능만큼 중요한 시험인데 구제 방안이 꼭 필요하다"며 "나만 조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11월에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험생들이 대부분 백신을 맞긴 했지만, 돌파 감염도 많아 안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확진자도 수험생입니다 기회를 주세요 제발'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수험생 학부모라고 밝힌 A씨는 "지난 3일 저의 확진으로 4일 고3인 딸아이가 확진됐다"며 "10일 논술시험에 응시할 수 없어 저는 평생 아이에게 죄인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된 수험생도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위드 코로나를 외치면서 이러시면 안 된다"고 촉구했다.

특히 11월부터 시작되는 위드코로나로 인해 감염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현재도 지난 26일 하루 학생 확진자 36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학교 안팎으로 집단감염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중부 관내 B고등학교에서 지난 27일까지 총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북 군산에도 27일 기준 중·고 5개교에서 학생 29명이 확진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별전형은 국가가 관리하는 시험도 아닐뿐더러 수능에 비해 학생들의 이동의 범위가 크고, 전형 유형이 굉장히 다양하다"며 "안타까운 측면이 있지만, 사전에 안내된 방역 수칙에 따라 확진자에게 모든 대학별전형의 응시 기회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에 비대면 면접을 요청하고 자가 격리 학생을 지원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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