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관우상 철거하는 中…중소도시 40층 건물도 막는다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 2021.10.28 16:02

초고층 건물 금지하며, 인구에 따라 높이 조절

중국 후베이성 징저우에 설치된 관우상(중국 웨이보 갈무리)/사진= 뉴스1
중국에서 인구가 300만명이 안 되는 도시는 앞으로 150m가 넘는 건물을 세우기 어려워진다. 이는 약 40층짜리 아파트 건물 높이다.

27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도시의 인구가 300만명에 못 미치면 150m로, 300만명 이상인 경우 250m로 신축 건물 높이를 제한한다고 이날 밝혔다. 특별 허가를 받으면 높이는 각각 250m, 500m까지 가능해지지만 절대로 이를 넘지는 못한다.

앞서 7월 중국 당국은 건물 높이를 500m까지만 허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표는 기존의 규제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중국에는 이미 높이 632m의 상하이타워, 높이 599.1m의 핑안파이낸스센터 등 초고층건물이 많이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100개 가운데 절반가량이 중국에 위치하고 있다. 상하이나 선전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땅이 남아 초고층건물이 필요하지 않지만 지금까지 각 도시에서 경쟁적으로 초고층건물이 세워졌다.

한 남성이 중국 상하이 푸둥 신구에 있는 상하이타워를 올려다보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심지어 여전히 초고층건물이 세워지는 중이다. 부도 위기를 맞은 부동산개발업체 헝다도 허페이에 높이 518m의 건물을 짓고 있다.

중국 당국이 이처럼 제한에 나선 것은 '허영심'을 없애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지난 5월 선전에서 높이 355m의 SEG플라자가 갑자기 좌우로 흔들리면서 1만5000여명이 대피하는 일이 있은 뒤 현지에서 초고층건물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한 전문가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너무나도 충동적이고 불안해서 실제로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을 만들어낼 수 없는 단계에 와있다"며 "모든 초고층건물은 랜드마크가 되기를 목표로 하며 참신함의 측면에서 극단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나치게 크고, 외세적이며, 흉물스러운 구조물의 제작을 중단하라"는 지침 역시 몇 년째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징저우에 있는 높이 57.3m, 무게 1200t의 관우상은 지난달부터 철거 작업을 본격화했다. 관우상은 2016년 1억7000만위안(약 310억8000만원)을 들여 만들어졌다. 철거비로는 설치비와 비슷한 1억5500만위안(약 283억4000만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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