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반도체株인데…외인, 삼전 팔고 하이닉스 사는 이유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21.10.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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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최근 국내 대표 반도체주로 꼽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같은 반도체 대형주인데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방향이 정반대 행보를 보이면서다.

28일 오전 10시 56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0.29%) 오른 7만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개장 전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5조8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0% 늘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매출은 73조98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는 1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17조5749억원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1.4%로 2분기보다 1.6%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73조3613억원, 영업이익은 15조7890억원이다.

호실적에도 주가 흐름에는 큰 변동이 없다. 오히려 이날 장 초반 삼성전자는 6만9500원까지 떨어지며 3거래일 만에 또다시 '6만전자'를 기록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발목 잡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2조226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우선주까지 포함하면 2조5756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삼성전자우는 이달 국내 증시 외인 순매도 1·2위 종목에 나란히 올랐다.

SK하이닉스 /사진=뉴스1

또 다른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와는 다른 흐름이다. 지난 13일 9만500원에 저점을 기록한 이후 SK하이닉스는 소폭 반등세로 돌아섰다. 지난 25일에는 14거래일 만에 10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14일부터 10거래일간 단 하루(21일)를 제외하고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사들였다. 이 기간 순매수액은 2151억원이다.

왜 같은 반도체 대형주인데 외국인의 투자 포지션은 달랐을까. 이같은 차이의 배경으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삼성전자가 갖는 국내 증시 대표성과 최근 대만 지진으로 인한 D램 수급 영향 기대감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대형주이지만 국내 증시 대장주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반등 폭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외인의 삼성전자 '팔자' 행진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인의 숏(매도) 포지션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원자재인 한국 시장은 약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한국 증시의 반등세는 미국뿐만 아니라 원자재 수출국인 러시아·브라질·인도네시아 등과 비교해봐도 훨씬 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결국 외인 입장에서는 한국 투자 비중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 증시의 전반적인 부진이 삼성전자의 약세에 바탕이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조정 폭이 컸던 점이 투자 매력으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한때 PBR(주가순자산비율) 1.1배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또 다른 변수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대만 북동부 일란 근방에서 발생한 지진이다. 해당 지역은 마이크론의 타오유안 팹이 위치한 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타오유안 팹은 마이크론 D램 전체 CAPA(생산능력의) 30%, 글로벌 CAPA의 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마이크론은 지진이 D램 생산에 미친 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관련 피해 규모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수급에 영향을 미쳐 D램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었고, 관련 투자심리가 SK하이닉스 등 D램 반도체주 매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SK하이닉스는) 다운사이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실적도 예상보다 좋았고, D램 공장 지진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이번 지진이 수급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심리적으로 일단 D램 관련 주식에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경쟁사 대비 부족했던 낸드 경쟁력 강화도 호재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SK하이닉스는 연간 낸드 부문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이후에는 데이터센터향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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