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연구원은 국토지질연구본부 남욱현 박사 연구팀이 경북대, 카이스트, 인하대, 미 터프츠대학 등의 연구진과 함께 조선시대 염전 위치에 따른 소금 생산 지역과 수송 경로에 관한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신증동국여지승람(1530), 지봉유설(1614), 택리지(1751), 지방지도(1872) 등에 나온 염전의 위치에 주목했다. 염전 대부분이 밀물이 도달하는 해안 끝자락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또 전북 고창군 곰소만 흘러드는 갈곡천 하류의 시추 조사도 진행했으며, 여기서 해수면이 낮아졌을 때 갯벌 흙이 공기 중에 노출돼 만들어진 고(古)토양을 발견했다. 고토양은 퇴적암에 남아 있는 옛 지질 시대에 생성된 토양으로 조사 지역이 과거 지표면이었음을 밝히는 증거다.
이를 종합해 연구팀은 1530년 무렵엔 곰소만의 만조선(滿潮線, 바닷물이 밀물로 가장 높을 때 수위)이 약 1.6m였는데, 1750년에는 2.2m로 약 0.6m 높아졌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곰소만의 염전 위치도 이 기간 동안 800m 가량 육지 쪽으로 후퇴한 기록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1700년대 초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면서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상승을 유도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1500년대 초부터 1700년대 중반까지 서해안에선 매년 1.3~1.4㎜ 정도, 비교적 큰 폭의 해수면 변동이 있었다고 추정했다.
남욱현 박사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서해안에서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후속 연구를 통해 미래의 해수면 변동에 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2017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자원 분야 확장 프로그램인 'Geo-Tech, 소금을 찾아서' 기획연구에서 시작된 연구 성과다. 또 해양지질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마린 지올로지(Marine Geology) 지난달 2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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