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공급병목에 9년만에 물가 3% 찍는다…연 2%대 중반 가시화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 2021.10.25 15:00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국제유가 급등과 공급망 병목현상 장기화 등으로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년만에 3%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물가안정 목표를 2%로 잡고 있는데 이미 6개월 연속 목표 수준을 넘어섰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치(2.1%)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최근 우리 경제의 주요 이슈 점검'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하반기에도 2%를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달에는 지난해 10월 이동통신요금 지원금이 전체 물가를 0.7%포인트(p) 낮춰 이를 반영한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며 3%를 웃돌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이같은 물가 오름세를 부채질하는 요인들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에너지가격은 원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대다수 국가에서 소비자물가 오름세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친환경·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에너지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가는 1년 전과 비해 급속도로 상승했다. 두바이유 기준 지난해 10월 배럴당 40달려였던 유가는 이달 80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시장에서는 내년까지 100달러 수준으로 뛸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이러한 흐름은 당초 정부와 한은의 물가 전망치를 넘어선 것이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을 각각 2.1%, 1.5%로 전망했는데 당시 가정한 유가는 70달러 선이었다. 이에 올해 물가 상승률을 2%중반으로 상향 조정할 뜻을 보인 것이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유가 오름세는 올해 오르다 내년에는 공급문제가 해결되며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원자재 가격을 친환경 정책 등이 올리고 있는데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문제다 보니 장기화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국제적인 공급 병목 현상도 물가 오름세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코로나 타격으로 입었던 경제 활동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올해 들어 반도체 공급차질, 해상물류 지체 등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의 영향으로 자동차 등 내구재가격이 상승했다. 미국에 비해선 영향이 작았지만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 델타변이바이러스 확산 및 전력난으로 인한 아시아 지역 생산차질이 가세하면서 공급병목 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에너지 관련 규제, 석탄 공급감소 등에 따른 전력부족으로 제조업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이는 우리나라 중간재 수입에 차질을 빚게 했다. 올해 3분기중 국내 완성차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8.8% 하락했다. 중국 전력난이 장기화될 경우 현지 생산차질로 인해 대(對)중국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 국장은 "우리나라는 수출에서 중국이 25%, 동남아 15%를 차지해 우리 경제 40%가 이들 국가와 맞물려 있다"며 "다만 베트남,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되며 생산시설 문제는 최근 많이 완화된 것으로 잡힌다"고 했다.

다만 정부가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인하하는 등 물가 안정 정책을 펼치고 있어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 정부는 내달 중순을 기해 유류세를 15% 인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는 0%를 적용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김 국장은 "유가는 올랐지만 유류세 인하는 물가를 낮추는 요인이 된다"며 "물가에 있어 가장 큰 요인은 유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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