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형 코로나 치료제도 개발…유한양행 5년전 美 투자 빛볼까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1.10.25 15:47
유한양행이 5년전 투자한 미국 신약 개발사 '소렌토 테라퓨틱스'(이하 소렌토)가 대규모 흡입형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임상 2상에 돌입한다. 코로나19 줄기세포치료제 개발도 추진하며 항암제와 난치성 암 통증 치료제 임상도 탄력을 받는다. 유한양행과 소렌토의 합작사는 이미 54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도 올린 상태. 이제 코로나19 치료제 등, 소렌토 자체의 신약 성과를 바탕으로 유한양행의 투자 이익도 불어날지가 관건이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소렌토는 다음 달 미국에서 '코비-드롭스'(COVI-DROPS)'의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임상 대상은 코로나19 경증 외래환자로 참여 예정 인원은 총 1800여명. 임상은 코비-드롭스 40mg 투약군과 위약군을 2:1 비율로 설정해 투약 후 29일간 경과를 관찰하고 비교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임상을 통한 주요 지표는 29일간 코로나19 관련 입원 인원 비중과 긴급의료 및 응급실 방문 비중 등이다.

코비-드롭스는 소렌토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로 개발중인 '코비-AMG(COVI-AMG)'와 동일한 중화 항체를 흡입 제형으로 변경한 흡입형 치료제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에도 효과를 나타낸 항체로 알려져 있다.

소렌토는 코비-드롭스의 안전성과 효능이 임상 2상을 통해 입증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에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소렌토측이 제시한 이 임상 2상의 주요결과 도출 시점은 내년 11월. 주요결과 도출 시점을 전후해 긴급사용승인이 신청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소렌토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도 시작했다. 최근 브라질에서 정맥투여 방식 동종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치료제 'COVI-MSC'의 임상 2상 첫번째 임상기관을 등록했다. 미국에서도 임상 2상을 승인받아 현지 임상기관을 등록하고 있다. 지난 1월 해당 치료제는 임상 1b상에서 긍정적 예비결과를 얻기도 했다. 폐 조직 손상을 줄이는 효과를 입증했으며,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공격적 신약 개발은 코로나19 치료제에 그치지 않는다. 이 회사는 120명을 대상으로 한 난치성 암 통증 치료제 '레시니페라톡신' 임상 2상과 파트너사 에스쿠젠을 통해 고형암 치료제 'STI-3258'의 임상 1상도 올해 12월 시작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치료제까지 포함해 총 4개의 임상이 올해 하반기에만 진행이 되는 셈이다.

소렌토의 신약 개발 속도전은 이 회사에 투자한 지 5년째인 유한양행의 '투자 성과'와도 직결된다. 유한양행은 2016년 약 120억원을 들여 소렌토의 지분 180만주를 사들였다. 지분율은 1.3%에 그치지만 양사의 긴밀한 신약개발 공조와 미래 성장가치를 본 투자였다.

이미 소렌토와의 협업은 뚜렷한 성과를 냈다. 유한양행과 소렌토가 51%, 49%의 지분율로 투자한 합작 신약개발사 이뮨온시아가 지난 3월 중국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3D메디슨'과 총 4억7050만 달러(약 54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레고켐바이오와 면역조절 항체 결합체(AIC)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공동 연구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소렌토와의 협업을 통한 성과로 소렌토의 자체 신약개발과 가치 제고(주가 상승)가 유한양행의 자산증가라는 '투자 성과'로 이어진 구조는 아니었다. 오히려 소렌토 주가는 그동안 다소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현재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소렌토의 주가는 6.56달러. 유한양행이 보유한 소렌토 지분 가치는 약 138억원으로 5년전 투자 당시보다 20억원 가량 불어나는데 그쳤다. 그동안 소렌토 자체적으로는 뚜렷한 신약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중인 상황이어서 소렌토가 개발중인 치료제가 임상을 통해 괄목할 만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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