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피해 '고립' 자처한 시진핑, 높아지는 "中 비호감" 목소리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 2021.10.24 11:33

내년 당대회까지 대면 정상회담 거리둘 듯

시진핑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면 정상회담을 중단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30~31일 양일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도 그동안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립이 길어질수록 중국이 소프트파워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G20 정상회의가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참석 여부를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팬데믹 이후 시 주석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UN 기조연설처럼 꼭 필요한 경우에는 화상 수단을 고집해온 것처럼 이번에도 기조는 바뀌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팬데믹 이전 시 주석의 대외 활동은 매우 활발했다. 중국 지도자들의 동선을 관찰하는 차이나 비태(China Vitae)에 따르면 2019년 시 주석은 베이징으로 23명의 해외 지도자를 초청했다. 또 브라질과 이탈리아, 러시아, 북한 등 11개국을 방문했다. 뉴욕에 소재한 '유라시아 그룹'의 중국 분석가 닐 토마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해외 정상 34명과 만났을 때 비록 화상회담이긴 하지만 시 주석은 55명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2020년 1월 미얀마를 방문하고 3월 베이징에서 파키스탄 대통령을 접견한 이후 어떤 해외 지도자와도 대면한 적이 없다. 전염을 우려한 조치였지만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은 중국에 대한 외부 인식이 나빠지는 동안 내부 관리에만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WSJ는 "중국 국내에서 시 주석 개인에 대한 숭배가 나날이 부풀려지면서 시 주석의 우선순위가 내부로 기울었다"며 "동시에 세계 무대에서 그의 이미지는 나빠졌다"고 꼬집었다.

시 주석의 최우선 관심사는 내년 10월에 있을 제20차 공산당 당대회이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최대한 건강에 주의하는 거라는 분석도 있다. 시 주석은 이때 10년 임기에 그치지 않고 장기 집권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곧 열릴 베이징 올림픽에서조차 해외 지도자를 직접 맞을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가이 생자크 전 주중 캐나다 대사는 "20차 당대회 전까지 (시 주석의) 순방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립을 통해 시 주석과 중국이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웠을지 모르지만 국제 인지도 같은 무형의 자산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한 세계적인 '비호감' 현상이 나날이 커지는 와중에 지금과 같은 봉쇄 정책은 세계인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7월 미국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가 17개 주요 국가 성인 남녀 1만8900명을 상대로 중국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그리스와 싱가포르를 제외한 15개 나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일본의 경우 부정 응답률이 88%에 달하고 스웨덴과 호주에서는 각각 80%, 78%에 달했다.

장피에르 카베스탄 홍콩 침례대학 연구교수는 "중국의 소프트 파워와 세계를 향한 (시진핑 주석의) 메시지 전달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대일로 과정에서 중국이 그동안 공을 들인 일부 유럽 국가들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서 중국 인지도 역시 낮아질 가능성인 높다. 에드니 리즈대학 교수는 "시 주석이 잃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해외 시민들의 인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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