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총선 투표 위해 연필 1만개 일일이 깎는 日 공무원들

머니투데이 소가윤 기자 | 2021.10.21 19:12
일본이 중의원 선거(총선)에 돌입한 19일 군마현 오타시의 한 사무실에서 직원들은 자동연필깎이로 1만 자루에 달하는 연필을 깎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이 중의원 선거(총선)를 앞두고 군마현 오타시의 공무원들이 자동연필깎이로 1만 자루에 달하는 연필을 깎고 있다.

ANN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 가운데, 일본 군마현 오타시 직원들이 투표소에서 사용할 연필을 자동 연필깎이에 넣어 직접 깎고 있다.

일본에서는 유권자들이 투표용지에 지지하는 후보자의 이름을 연필 등 필기구를 사용해 한자나 히라가나로 직접 쓰도록 하는 선거방식을 택한다.

군마현 오타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방지 대책으로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투표하면서 사용한 연필을 가져가도록 결정했다. 이를 위해 오타시는 유권자 수에 맞춰 10만3000자루의 연필을 특별 주문했다.

하지만 사전투표일이 예상보다 앞당겨진 20일로 지정되면서 오타시는 주문 제작한 연필을 사전투표일까지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오타시는 급하게 항바이러스 기능이 있는 연필 1만 자루를 구입했다. 공무원들은 근무시간에 틈을 내어 연필을 한 자루씩 깎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꾸준히 깎은 결과 19일 시점에 남은 연필은 300자루였으며, 31일 투표일까지는 특별 주문분이 도착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일본 특유의 '자필 기술' 투표 방식은 법령으로 정해져 있다. 공직선거법 46조는 "선거인은 투표용지에 후보자 1명의 이름을 자필로 써서 이를 투표함에 넣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무효표를 발생시킬 여지가 많아 일본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994년 일본은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는 '기호식' 투표를 허용했지만 실제로 도입되지 못한 채 다시 '자필 기술식'으로 변경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일본은 4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도 이 투표 방식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한편, 일본은 오는 31일 총선에서 전국 289개 소선거구(지역구)와 11개 권역의 비례대표(176석)를 합쳐 중의원 전체 465석을 새로 뽑는다. 자민·공명 연립 여당이 과반(233석 이상) 의석을 얻으면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총재는 특별국회의 재지명을 거쳐 제101대 일본 총리로 연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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