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감에 식품업계 안도...오너 증인출석 피했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21.10.20 16:10
(수원=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올해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선 검증 성격이 짙어지면서 식품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대중의 관심이 떨어지는 탓에 기업 오너들의 증인 채택이 대부분 무산된 까닭이다.

20일 국회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종합감사에서 식품기업 오너들을 줄줄이 증인으로 소환할 예정이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 신동원 농심 회장, 구지은 아워홈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오는 21일로 예정된 농해수위 국감에 김재옥 동원F&B 대표이사와 함께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증인 요구를 받았다. 포획금지 어종에 대한 어업행위를 지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국감장에 서는 상황을 피하게 됐다. 오너를 국감 증인으로 세우기에 사안이 크지 않고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에서다. 국감 전반기 플랫폼으로 쏠린 관심이 후반기로 들어서면서 이재명 지사의 대선후보 검증 국감으로 분위기가 넘어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너의 빈 자리는 임원들이 대신했다. 김낙현 오뚜기 상무, 황청용 농심 전무, 유상준 아워홈 구매본부장 등이 오너를 대신해 국회에 출석했다. 21일에도 앞선 두 인물 대신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와 김치곤 사조산업 대표이사가 출석할 예정이다. 이날 오뚜기와 농심, 아워홈은 무관세 곡물 수입 혜택을 받으면서 농어촌과 상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3개 임원들은 "농가와의 계약재배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지역농가와 상생 발전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8/뉴스1
상황이 이렇자 이미 두 번 국회에 출석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례가 눈길을 끈다. 이번 국감에서 식품기업 오너 중 유일하게 증인으로 출석한 사례여서다. 홍 회장은 지난 5월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과 8일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감에 연이어 출석했다. 그는 불가리스 코로나19(COVID-19) 예방효과를 홍보한 심포지엄에 개입했는지 여부와 대리점주 등에 대한 피해보상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특히 홍 회장은 21일로 예정된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국감에도 증인으로 채택돼, 세번째 증인석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선 국감에서 "부르면 언제든지 오겠다"고 답변한만큼 출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남양유업 직원이 육아휴직을 쓴 뒤 회사로부터 보복인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입사시기 임신포기각서를 강요하는 회사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복지위 국감에선 홍 회장이 이 직원에게 힘든일을 시키라고 지시하는 녹취가 공개되기도 했다. 임신포기각서 강요와 관련해 홍 회장은 "절대 그런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너는 아니지만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있는 한국맥도날드의 앤토니 마티네즈(Antoni Martinez) 대표의 환노위 출석도 21일 예정돼 있다. 마티네즈 대표는 지난달 27일 복지위와 지난 8일 환노위 국감에서 증인 신청명단에 올랐다 직전에 철회된 바 있다.

마티네즈 대표는 식자재 관리현황 등 식품위생법 위반 관련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근로시간 쪼개기를 통해 아르바이트생에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점도 추궁받을 전망이다. 마티네즈 대표의 증인 출석 여부에 대해 맥도날드 관계자는 "내일 출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사회적 물의를 빚거나 공정경쟁을 어긴 기업이 아니면 현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임원이 참석해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사회적 관심이 대권에 쏠린 것도 '오너 면박주기' 관행이 줄어든 배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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