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20분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 종합 조립동을 출발했다. 안전을 고려해 시속 1.5㎞ 정도의 성인이 천천히 걷는 수준으로 이동했고, 오전 8시45분 약 1.8㎞ 떨어진 제2발사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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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대까지 시속 1.5㎞ '조심조심'…곧게 선 누리호━
이후 누리호는 오전 11시30분 기립 및 고정작업을 마쳤다. 4개의 지상고정장치는 흔들림 없이 누리호 발사체를 붙잡는데, 발사 시 엔진이 최대 추력에 도달하면 해제된다. 4개가 완벽히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만큼, 정교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기립 완료한 누리호는 이날 오후 '엄빌리칼(Umbilical) 타워' 연결을 진행한다. 발사체에 전원 및 추진제(연료·산화제) 등을 충전하기 위한 구조물이다. 아울러 누리호에 각종 케이블 등의 연결이 정확히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기밀시험과 각종 기능점검을 거친다. 오 부장은 "엄빌리칼을 항간에선 탯줄이라고 표할 정도로 연결 기술에 신경을 써야 하고, 에비오닉스(로켓 전용 컴퓨터)와 기밀 작업 점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나로호는 선 채로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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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관건은 날씨…마지막까지 '중단' 가능성━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내일은 발사 예정 시각인 오후 4시쯤에는 고도 3∼5㎞의 중층에 구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구름층은 얇아 날씨 상황이 좋을 것"이라며 "발사에 가장 큰 지장을 주는 것은 뇌전인데, 현재로서는 대류성 구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21일 발사 시각은 오후 4시가 유력하지만, 확정되진 않았다. 두 차례의 과기정통부 등이 참여하는 발사관리위원회를 거쳐 결정하며, 정확한 시각은 발사 약 1시간 30분 전에 공개된다. 이후에도 '혹시 모를 중단'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발사체가 정상 작동하는지, 연료와 산화제 탱크가 정상 압력을 유지하는지 점검을 거쳐 실제 발사 2시간 전 연료와 산화제 충전이 시작된다. 이어 자동운용이 구동되고, 최종 전자장비 점검이 정상이면 10분 뒤 이륙한다. 최종 구간이지만, 이 과정에도 기술적 문제가 생기면 발사는 연기 또는 중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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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을 떠난 누리호, 어떻게 날까…성패까지 16분━
누리호가 계획대로 비행한다면 제주도와 일본 후쿠에지마에서 각각 약 100㎞ 떨어진 상공을 지난다. 1단 로켓의 예상 낙하지점은 발사장으로부터 지상거리 약 2800㎞ 해상, 페어링은 발사장에서 251km 떨어진 고도 191km에서 이뤄진다. 실제 낙하되는 예상 지역은 발사장에서 약 1514km 떨어진 해상으로 예측된다. 누리호 추적을 위해 나로우주센터와 제주도에 추적 레이더와 텔레메리트(원격자료수신장비) 안테나가 설치된다. 또 비행 후반부 추적은 남태평양 팔라우 추적소에 텔레메트리 안테나가 설치된다.
오 부장은 "기술적으로 아는 범위 내 모든 문제점, 발생 여건을 최대한 확인하고 점검·개선·보완했다. 저희들은 할만큼 했다"며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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