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물류대란, 세계경제 회복 발목잡는 '퍼펙트 스톰' 될 것"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21.10.19 15:26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항구 중 하나인 롱비치항 앞에서 여러대의 컨테이너 선박들이 태평양에 떠 있으면서 입항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대란이 현재로서 나아질 기미가 없으며 당분간 상황이 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팀 우이(Tim Uy)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물류대란은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회복이 서서히 이뤄지고 있지만 공급망 붕괴에 발목이 잡혔고, 공급망 붕괴의 여파는 세계 곳곳에서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경 통제와 이동 제한, 글로벌 백신패스 제도가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점, 집에 주로 있으면서 보복 소비 수요가 늘어난 현상 등이 모두 합쳐져 있다"면서 "이는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비용과 가격이 동시에 높아져 글로벌 생산이 원활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전세계 경제가 탄탄한 성장을 할 수 없는 '퍼펙트 스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동력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운송, 항만, 트럭, 철도, 항공, 창고 등 공급망의 모든 연결고리마다 병목현상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느라 애를 써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전략가도 공급망 차질 문제를 야기한 요인들이 더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이 어디에 있든 공급망 붕괴, 더 높은 투입 비용, 노동력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마진이 낮은 운송, 일반 소매, 건설, 자동차 부문에서 공급망 차질로 인한 비용 상승의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계는 컨테이너와 아마겟돈(인류 최후의 전쟁)의 합성어인 '컨테이너겟돈'이란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극심한 항만 물류난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보급으로 팬데믹(대유행) 위기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소비 수요가 급증했지만, 하역 인력은 빠르게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수입 물류의 40%를 차지하는 LA항, 롱비치항 등 서부항은 물론 동부의 뉴욕항, 조지아주 서배너항도 극심한 상·하역 정체를 겪고 있다.


서부항은 몇 주 전부터 컨테이너 수십만 개가 쌓여 있으며, 컨테이너를 더 쌓을 곳이 없어서 아예 입항조차 못하고 앞바다에 둥둥 떠있는 화물선도 많다.

영국 최대 항만 '펠릭스토우항'에도 컨테이너 수만 개가 쌓여 있고, 더 이상 하역 공간이 없어서 일부 화물선이 다시 돌아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롱비치항 앞에 대기중인 화물 컨테이너선. 전날 백악관은 LA항과 롱비치항에 대해 주 7일 24시간 비상근무를 명령했다./사진=AFP
CNBC는 "공급망 병목 현상은 전자제품, 반도체, 자동차가 부족한 것은 물론 육류, 의약품, 가정용품 공급이 어려운 점 등 다양한 분야와 서비스 및 상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공급이 부족한 상품에 대해 소비자 수요는 늘어나 중국에서 미국과 유럽으로 들어오는 상품의 운임이 치솟았다. 미국과 유럽의 트럭 운전사 부족은 상품을 최종 목적지로 보내는 문제를 발생시켰고, 이들 상품들은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LA항이 주 7일 24시간 가동되는 등 지난 14일 미국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연말 전에 물류 대란을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컨테이너선이 항구를 빠져나오기까지 60일 정도 걸리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이전에 적체를 푸는 것은 이미 요원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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