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연일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계속되는 황 전 대표의 주장에 이준석 대표가 징계 가능성까지 보였지만 황 전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멈추지 않는다.
당 지도부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고, 일각에선 황 전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엑스(X)맨'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엑스맨은 우리편 같지만 사실은 상대방을 돕는 역할이다.
황 전 대표는 지난 4·15 총선 결과가 잘못됐다며 꾸준히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예비경선 2차 토론회에서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난 총선 때 저질러진 부정선거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경선탈락 이후엔 이 경선도 부정선거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미래통합당 대표로 총선을 이끌었고, 그 자신도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다가 이낙연 전 대표에게 패했다. 이번에 경선도 탈락했는데 지난 총선도, 이번 국민의힘 경선도 모두 가짜표가 등장하는 등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8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악성종양 같은 문제"라며 "선거를 질 때마다 부정선거, 또 본인이 불리하다 싶으면 역선택을 외치는 문화 자체가 작년 총선 이후에 깃들었는데 이건 단호하게 단절해야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황 전 대표를 겨냥해 "당의 단합을 해치는 수준까지 이른다고 판단할 땐 엄격하게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오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진짜 이 정도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부정선거, 역선택 주장도 갈수록 수준이 낮아지는데 깊은 짜증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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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부끄러운 줄 알아야"-김재원 "스컹크"━
이쯤 되자 당 내에서도 자중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황 전 대표를 "우리를 아주 조금씩 괴롭히는 스컹크"라며 "한 번 들어와서 악취를 뿜어내고 하루종일 그 장소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이젠 그만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황 전 대표가 부정선거론을 제기했던 지난달 23일 토론회 때 "(부정선거 의혹은) 일고의 검토할 가치가 없다는 게 상식적 판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황 전 대표 측은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법에 국민의힘 경선과정의 자료 공개 및 경선 중단 가처분신청을 냈다. 황 전 대표 측은 모바일, ARS 투표 등에서 의심이 가는 점이 있다며 2차 경선 투표수, 득표수, 서버에 저장된 실시간 로그기록 등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선 황 전 대표의 지지층이 부정선거론을 신뢰하는 것 아니냐고 본다.
황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대검찰청 민원 접수증 사진을 올리며 "당 대선후보 경선 관계자인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 한기호 선거관리위원, 김재원 공명선거추진단장 등 3명에 대해 대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피고소인 모두에 공직선거법 위반, 재물손괴, 업무방해, 증거인멸 등의 혐의, 그리고 김 단장에 대해선 추가로 강요미수 혐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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