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물가 3% 가시화…한은, 11월 추가 금리인상 나설듯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 2021.10.17 15:46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공동취재사진
이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이 10여년 만에 3%에 다가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치솟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물가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지난해 통신비 지원 등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치며 물가 상승 요인은 더 확대됐다.

최근 공급망 차질에 에너지 대란까지 맞물려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물가 안정을 목표로 오는 11월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유가·환율·기저효과' 물가 부채질


17일 한은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들어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80달러 내외 수준으로 상승해 최근 7년내 최고 수준 기록했다. 주요기관은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여타 에너지가격 급등, 계절적 수요 등을 감안해 올해 4분기중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85달러로 직전 전망 대비 10달러 상향 조정했다.

통상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면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는데 이 공식이 최근에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에 원/달러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원화 약세에 따른 유류비 부담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유가가 올라가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유가 상승을 덜 느낄 수 있는데 최근에는 유가가 오른 가운데 원화마저 약세로 가면 고유가 영향을 더 거세게 받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5개월만에 장중 1200원을 돌파하는 등 상승(원화가치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는 달러·원 환율의 높은 변동성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에 중국 헝다그룹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사태와 전력난 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를 초래할 우려들은 대부분 올해 4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약화될 것"이라며 "올해 말 원/달러 환율 전망은 기존 1120원에서 117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유가와 환율 동반 상승에 부담은 더 커진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두바이유는 지난해 15일 배럴당 42.01달러에서 지난 15일 81.51로 94.0%나 치솟았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도 1143.2원에서 1182.4원으로 3.4% 올랐다. 유가를 원화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1년 전 배럴당 4만8025원을 주고 사야했던 원유는 9만6365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이 같은 고유가, 고환율은 수입물가 상승에 이어 지난해와 달라진 정부 정책도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다. 지난해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반영된 통신비 할인은 10월 물가를 0.72%포인트(p) 낮춘 효과가 있었다. 올해는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물가 상승률이 더 올라갈 수 있다. 더군다나 지난달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 국민지원금이 지급됐고 이달부터는 상생 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도 시행돼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3%대 물가 가시화…한은도 기준금리 인상 채비


결국 정부는 이달 물가 3%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 1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 브리핑에서 "작년 기저요인과 국제유가·환율 상승 등 상방요인이 있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3%이내로 낮출 수 있도록 하향세를 보이는 농축수산물 등에 대한 수급관리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힌 목표치(1.8%)는 물론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치도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정부는 뾰족한 수가 없다. 국제 유가와 환율 등은 정부로선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은 오는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금융과 물가 안정을 도모하겠단 계획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국정감사에 출석해 "11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치솟는 물가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이 한 번이 아니고 연속적으로 이뤄지면 시차를 두고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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