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4일 박기영 산업부 2차관 주재로 열린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TF(태스크포스)' 제1차 회의에서 발전용 유연탄 추가확보에 대해 논의했다. 전세계적인 에너지난에 한파가 겹치면 석탄수급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미리 대비하자는 취지다.
한 회의 참석자는 "올초에 북극한파가 와서 석탄발전을 (계획보다) 많이 돌렸는데 내년 1~2월에도 그런 상황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에 발전용 유연탄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한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며 "겨울에 (한파가 오지 않아) 석탄을 못쓰는 일이 있더라도 혹한에 대비해 발전용 유연탄을 추가 구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참석자는 "발전용 유연탄은 지금 계약해도 3개월 뒤에 들어온다"며 "석유는 3개월분을 비축하고 있어 수급에 큰 문제가 없고, 가스는 중동지역 외에도 인도네시아 등 곳곳에서 수입이 가능한데 유연탄은 공급회사가 몇곳 없어 미리 계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력생산과 난방 등에 사용되는 석탄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톤당 247.5달러(호주산 현물)로 최근 5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스가격이 빠르게 오르며 석탄발전 가동이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 탈석탄 기조가 확대되며 석탄광산 투자와 생산이 위축된 것도 원인이다. 실제로 영국은 2022년 폐지 예정이던 석탄발전을 지난달 6일 재가동했다. 독일도 지난달 석탄발전량이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의 환경정책 강화와 인도네시아 폭우, 북미·러시아 철도보수 등으로 석탄 공급은 줄었다.
국제유가도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와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협의체) 공급제한으로 지난 11일 배럴당 80.5달러(WTI 기준)를 기록했다. 7년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10월9일 배럴당 40.6달러와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가스발전 수요 증가와 러시아의 대유럽 공급제약 등으로 동북아 현물가격(JKM)이 6일 기준 백만Btu 당 56.3달러까지 올랐다. 역대 최고치다.
다만 발전업계는 발전에 필요한 유연탄 비축량이 지금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발전사별로 사정이 다르나 대략 2주분을 비축하고 있고, 향후 수개월분에 대한 발전용 유연탄 도입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석탄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점검하자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 에너지 수급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였으며 상세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TF회의를 정기적으로 열고 시장상황 등을 점검한다.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TF 1차 회의를 시작으로 매주 민관합동 회의를 열어 에너지 시장·수급상황을 살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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