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위 양왕이 왜 왕 같지 않다고 했을까요. 그의 도량과 됨됨이가 사람들로 하여금 신하가 돼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나게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맹자의 예측대로 당시 위나라는 진나라에 여러 차례 패하는 등 국력이 크게 위축됐고 이런 상황에 양왕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쇠락의 길을 걷습니다.
맹자는 위나라 양왕을 처음 본 후 관상쟁이같이 한눈에 보기에도 첫인상이 임금감이 아니라고 단언했지만 사람의 됨됨이와 그릇을 평가하고 헤아리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지략가로 평가받는 제갈량조차 부하 마속의 목을 베고는 사람을 알아보는 자신의 안목이 크게 부족했다고 한탄합니다.
옛 성현들의 말처럼 예를 들어 성격이 진중한 사람은 임기응변을 못하고, 나쁜 것을 철저히 없애는 스타일의 사람은 주변 인재를 다치게 하는 병폐가 있습니다. 온화하고 유순한 스타일은 결단력이 부족하고, 언변이 뛰어난 사람은 말이 많아 실수합니다.
나라도 기업도 모두 인사가 만사입니다. 어떤 리더를 뽑고 어떤 참모진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좌우됩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다시 그 시기를 맞았습니다. 주요 정당들이 내년 3월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최종 후보를 고르는 중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여야의 유력 후보들에 대해 호감이 간다는 반응보다 비호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주변에서 "정말 뽑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여야 유력 후보들에 대해 호감이 간다는 비율은 30% 전후에 그쳤고 60% 이상은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비호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보니 여론조사를 해보면 유력 후보들의 지지율은 20~30%대에 그칩니다.
비호감이 높고 지지율이 낮은 것은 대장동 개발특혜나 고발사주 의혹 같은 대형 게이트와 막말·주술논란, 한국 정치에서 더 심해진 진영대결과 양극화 등이 원인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차기 대통령으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여야 후보들이 아니라 진영논리에 매몰돼 그런 후보를 무조건 지지하는 우리 스스로가 문제입니다.
2300여년 전 전국시대 위 양왕처럼 21세기 초 대한민국 유력 대선주자들이 하나같이 얼핏 보기에도 대통령감이 아니라면 누가 당선되든 인재들은 모두 떠날 것이며 사방에서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노릴 것입니다. 또 새 정부 역시 자영업자들이 죽어나가도 창고를 열지 않을 것이며, 집값이 폭등해도 모두 세월 탓으로 돌릴 것입니다. 차기정부 5년이 벌써부터 두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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