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한은 디지털화폐 연구' 그라운드X…5가지 공정성 문제"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유효송 기자 | 2021.10.15 16:03

[the300][2021 국정감사]

그래픽=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 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공정성이 의혹이 제기된다는 목소리가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한국은행에 대한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5가지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시중은행 참여 기회 보장 안돼…그라운드X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우선 박 의원은 시중은행들의 참여 기회가 사실상 보장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10일과 14일 온라인 사업 설명회에서 CBDC 모의실험에 시중은행은 굳이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한은 관계자는 "너무 과열 양상을 보여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안내했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결국 시중은행은 개발사 자문단으로 참여를 원했으나 한국은행의 설명에 가로막혔다는 취지다. 반면 그라운드X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자문단 수준을 넘어 지급과 결제 영역을 맡아 간접적인 개발기관으로 참여했다고 박 의원은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달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조달청·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정 관세평가분류원 원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한은 제안요청서와 다른 구성 시스템 선정"



박 의원은 또 모의실험 제안요청서와 다른 구성 방식의 시스템을 선정했다고 지적했다. 당초 한은은 'CDBC 모의실험 연구 제안요청서'를 발표하면서 발권시스템은 한은이, 관리시스템은 참가기관이 하도록 이번 연구 사업을 설계했다. 그러나 그라운드X는 참가기관을 '직접 참기기관'과 '간접 참가기관'으로 나누고 핀테크 앱을 통해 지급·결제가 이뤄지도록 시스템 구성을 제안했고 한은은 이를 수용했다.


박 의원은 이같은 방식으로 CBDC가 개발되면 CBDC 지급과 결제 등은 그라운드X가 주도한 핀테크 앱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CBDC 경쟁 시장에서 카카오와 시중은행의 출발선 자체가 달라진다는 우려다.



"평소 아는 사람들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검증되지 않은 기술로 평가했다는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라운드 X는 롤업(Rollup) 기술을 적용해 초당 데이터 처리 속도를 3500TPS에서 1만5000TPS까지 달성 가능하다고 프리젠테이션 했다"며 "현재 공식적으로 인정된 속도는 4000TPS인데 그라운드X는 롤업 기술을 이용해 이보다 4배가량 빠른 1만5000TPS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롤업 기술에 대해서 업계에서는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가능성만 보여주고 안정성 있는 기술로 증명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한국은행 퇴직자가 그라운드X에 고용돼 이번 프로젝트에서 매니저, 이코노미스트 등으로 직접 참여한 점 △사무 환경과 비상대책 평가의 적정성 등도 지적했다. 박 의원은 "평소 아는 사람들이 평소 아는 사람들을 평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공정 입찰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의원님 지적이 있으니 차제에 다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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