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승복, 이재명-설훈 껴안았지만...'원팀' 전망 어두운 이유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 2021.10.16 06:04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폭풍이 '원팀' 전망을 어둡게 하고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경선 종료 사흘 만인 지난 13일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혔고, '이재명 구속' 발언 등으로 이재명 캠프와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던 설훈 의원도 이재명 대선후보와 손을 잡았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지지자 10명 중 4명은 내년 대선에서 이 후보가 아닌 야권 주자에 투표하겠다고 답하는 등 후유증이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법원에 경선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까지 냈다.


'이재명 저격수' 설훈, 포옹


[서울=뉴스1}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가 끝난 뒤 설훈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이재명 후보 측 제공). 2021.10.15/뉴스1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후보 사퇴자 득표의 처리 문제는 과제를 남겼지만, 그에 대한 당무위원회 결정은 존중한다"며 "대통령 후보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민주당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무위를 열고 중도 사퇴한 경선 후보의 득표 처리와 관련한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를 기각했다. 앞서 이 전 대표 측은 중도 사퇴한 후보의 득표를 무효표로 처리하면 안 된다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 전 대표의 경선 결과 수용에 반색했다. 이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대의를 위해 결단을 내려주신 이낙연 후보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즉시 화답했다. 이 후보는 또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해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설 의원도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총회에 참석한 이재명 후보와 포옹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까지 보였다.

설 의원은 경선 기간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했다. 그는 지난 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결정적인 제보가 있다며 대선후보가 구속되는 일도 가정해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낙연 지지 10명 중 4명 "이재명 안찍어"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대선 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 관련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1.10.11/뉴스1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여전히 경선 결과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이 전 대표 측의 만류에도 일부 지지자들은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법에 민주당 경선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소송을 제기했다.

대표 소송자로 접수한 민주당 권리당원 김진석씨는 이날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4만여명은 특별당규를 위반하고 헌법을 침해한 제 20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접수한다"며 "경선이 민주주의 훼손하고 분열을 야기했다"고 했다.

이같은 불만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4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답한 응답자 중 40.3%가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는 전체 14.2%에 불과했다. 경선 후유증은 일정정도 있겠지만, 이낙연 지지자를 14% 정도밖에 흡수하지 못하는 셈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민주당과 이 후보로서는 빨간불"이라며 "'원팀' 구축 방향과 내용이 급선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3일 YTN '뉴스큐'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이 비방글과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일베(일간베스트)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일베' 발언은 이낙연캠프, 이재명 지사 측 양쪽에서 비판 받았다. 송 대표는 해당 발언을 사과했지만 일부 당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송 대표 사퇴촉구 청원을 올리는 등 격화된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심리적인 분당 상태"…"원팀 모양새만"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지난 9월1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2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9.14/뉴스1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심리적인 분당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대선을 위한 원팀을 꾸린다 하더라도 형식적인 차원에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물론 야권에선 민주당 분열을 내심 바라는 측면도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민주당의 정의로운 분들은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심리적인 분당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의 경우 기본적으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있다"며 "형수에게 쌍욕을 한다든가 여배우와 스캔들이 있다든가 특히 지금 대장동 사건 등 일련의 사태를 보고 심정적으로 화합할 수 있을까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지난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다고 할지라도 지지했던 사람까지 다 끌고 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모양을 갖추기 위해 할 수는 있겠지만, 형식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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