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나쁜 애 아니니 이해를"…40대 가장 폭행한 20대 만취녀 엄마의 문자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 2021.10.16 05:01
지난 7월 집 앞 산책로에서 아내와 중학생 아들과 7살 딸이 보는 앞에서 20대 여성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던 40대 가장이 가해자 측을 향해 '합의 없다'는 뜻을 또 한 번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40대 가장이 20대 가해 여성과 부모에게 고하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이자 글 작성자인 A씨는 "사건 발생 두 달이 지나도록 부모 뒤에 숨어 온갖 구실 내세우며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20대 가해 당사자님. 회사는 잘 다니고 계시죠?"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부모 번호로 아침저녁 문자 폭탄 날리며 돈으로 이번 사안을 대하는 모습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며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가해 여성은 애초 사과할 마음 없다고 밝혔지만 지난달 말부터 입장을 바꿔 사과의 뜻을 담은 문자를 여러 번 A씨에게 보내왔다. 또 지난 2일에는 합의 의사를 보이지도 않았는데 합의금 3000만 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 A씨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처지를 바꿔 가해자 측이 저와 같은 피해를 입었을 때, 그 가해자가 문자 사과로 일관한다면 선뜻 합의에 나설 수 있을지 되묻고 싶다"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끝까지 갈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메시지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40대 가장을 폭행한 여성이 보내온 사과 문자 일부. /사진=독자 제보

A씨는 가해자와 함께 문자 사과를 보내왔던 그의 모친에게도 말을 남겼다. 그는 "귀댁 딸이 소중한 만큼 우리 딸도 소중한데, 그쪽 딸이 우리 딸 보는 앞에서 10분간 폭력을 행사한 것도 모자라 경찰 앞에서 성추행범, 폭행범으로 몰았다"며 "누가 더 보호받아야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이는 앞서 가해자 모친이 A씨에게 보낸 "(딸이) 나쁜 애가 아니니 이해해 주실 수 없을까요?",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정말 힘들어한다" 등을 가해자 상황만 담겨 있는 문자에 대한 답으로 보인다. 피해자인 A씨나 그의 7살 딸에 대한 염려나 안부를 묻는 내용은 없다.

끝으로 A씨는 "이번 사건을 더 면밀히 지속 대응할 생각"이라며 다시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이 사건은 지난 7월 30일 오후 10시 50분쯤 서울 성동구 한 아파트 단지 주변 산책로에서 발생했다. 40대 가장은 그의 부인과 중학생 아들, 유치원생인 7살 딸과 벤치에 앉아 쉬다 봉변을 당했다.

술에 취한 여성이 다가와 중학생 아들에게 맥주를 권했고, 이를 거절하자 뺨을 때렸다. 이에 이를 저지하자 이번에는 40대 가장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했다. 이 여성의 폭행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약 10여 분간 이어졌다. 40대 가장은 맞으면서도 원치 않는 신체 접촉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강하게 저항하지 못했다. 실제 여성은 경찰이 도착하자 '성추행'당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사건 이후 자녀들은 사건이 있던 산책로를 피해다니는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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