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심석희가 올림픽 경기장 라커룸에서 동료선수와 지도자를 상대로 몰래 녹음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당시 국가대표팀 A코치와의 주고받은 문자를 공개했다.
공개된 문자에 따르면 심석희와 A코치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던 2018년 2월 20일 오후 7시쯤 연락을 주고받았다. 당시 심석희와 최민정, 김아랑이 쇼트트랙 여자 개인 1000m 예선을 통과한 직후였다.
A코치가 심석희에게 "1000m 진출을 축하한다"라고 보내자 심석희는 "응, 감격"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최민정이 감독에게 뭐라고 지껄이나 들으려고 라커룸에 있다. 녹음해야지"라고 했다.
뒤이어 8시 30분쯤 심석희는 "핸드폰 녹음기 켜놓고 라커룸에 둘 거니까 말조심하고 문자로 하자"고 연락을 취했다. 이에 A코치와 심석희는 서로 "ㅇㅇ"이라는 문자를 주고받으며 녹음 행위에 대해 서로 동의한 듯한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심석희는 "지금 라커룸에 유빈, 나, 민, 세유 있는데 나 나가면 계주 이야기를 할 것 같다. 그래서 안 나가고 있다. 그냥 나가고 녹음기 켜둘까?"라고 대화를 이어갔다. A코치는 "응"이라고 답했고, 심석희는 다시 "알았다"고 했다.
다만 실제로 심석희가 녹취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뉴스쇼는 "녹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심석희 선수와 A코치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며 "하지만 당시 메신저 내용을 살펴볼 때 녹음하겠다는 말을 반복했고, '녹음하겠다. 말조심하라'고 사전에 주의를 주는 모습도 있어 실제 녹음을 시도했을 것으로 상당히 의심되는 대화를 주고받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라커룸에는 심석희와 같이 있던 이유빈, 최민정 선수 그리고 박세우 코치는 녹취 시도 여부를 알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쇼는 "실제로 심석희가 녹음하거나 시도를 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민정에 대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는 발언으로 고의 충돌 의혹도 받고 있다. 스티븐 브래드버리(호주)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앞서 달리던 선수들이 충돌해 넘어지면서 행운의 금메달을 딴 선수다.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심석희를 대표팀 훈련에서 제외해 관련 선수들과 분리 조치했다. 또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조사팀을 꾸려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조사 결과에 따라 심석희의 국가대표 자격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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